51. 희락원 내실-밤
공길 앉아있다.
장생 서책을 들고 들어와 바닥에 내려놓고 앉는다.
장생
(다소 상기된 표정으로)
김처선 나으리가 줬어.
공길, 별로 안 궁금한지 장생이 내민 서책을 바라만 본다.
장생
안 봐?
공길, 그제야 건네받아 책장을 넘긴다.
표지가 넘어가자 중국 경극 분장을 한 남자와,
그 남자를 사이에 두고 서있는 두 여자의 모습(칼라)이 나온다.
장생
(공길의 반응을 살피다)
어때?
재밌겠지?
육갑 칠득 팔복도 머리를 박고 보느라 정신이 없다.
육갑
(책을 보다 고개를 들고)
왕 말이야,
놀 얘기까지 직접 정하는 거 보면
이번에도 또 끼어들어 함께 놀 작정인가?
칠득
재미 들렸나봐.
놀이판에서도 왕 노릇 하려 드는 건 아니겠지?
장생
누구 맘대로?
세상은 왕 맘이지만, 놀이판에선 아냐.
공길, 단호한 장생을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