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시1, 장생을 데리고 들어온다.
김처선 눈짓으로 내시1을 물린다.
내시1 나간다.
김처선, 장생에게 자기 앞의 의자에 앉으라고 눈짓한다.
김처선, 왠지 삐딱한 장생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뒤에서 금빛 표지로 된 서책을 내놓는다.
김처선
언문 읽을 줄 아느냐?
장생
(금빛 서책을 힐끔 보고)
뭡니까?
김처선
중국 황실에서 전해져 오는 얘기다.
이걸로 소극을 꾸며 해라.
장생, 서책을 받아 든다.
장생
왕이 그러랍니까?
김처선,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다.
장생
어디...
(하며 책장을 넘긴다)
후궁들이 서로 못 잡아먹어 안달하는 얘기네.
(서책을 보며)
재밌겠는데요.
(서책을 계속 보며 혼잣말처럼)
이번에도 왕이 판에 끼어 노실라나?
후궁자리 하나 남겨 둘까요?
(하며 김처선을 올려다본다)
김처선, 무서운 얼굴로 장생을 노려본다.
장생, 서책을 들고 일어서 나간다.
장생
(나가려다가 능청스럽게)
세상은 왕 맘이지만,
놀이판은 내 맘이니 한번 해본 소리예요.
장생, 한번 씨익 웃더니 사라진다.
김처선, 사라지는 장생의 뒷모습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