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나게 큰 원판이 돌아간다.
희락원 광대 구만이 돌리고 있다.
육갑 칠득 팔복, 짜증스러운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다.
육갑
너 쟤 왜 뽑았어?
아주 정신 사나워 죽겠어.
그만 좀 돌리라 그래.
구만
(어느새 장생 앞까지 다가와 계속 돌리며)
연회에서 한판 돌리게 해줘요.
이거 먹힌다니까요.
육갑
저리 안가?!
눈 돌아 죽겠어, 이 놈아!
구만 돌리면서 사라진다.
육갑
왕 또 안 오나?
칠득
다시 봐도 천상 광대든데.
육갑
내가 보니까 땅재주는 영 아니고,
하면 외줄타기를 좀 하겠든데.
(장생을 보며)
또 오면 형님이 제대로 한번 가르쳐 주쇼.
장생, 굳은 표정으로 육갑과 칠득의 말을 그저 듣고만 있다가 불쑥 일어나 나간다.
칠득
근데 공길이 형님은 왜 데려 간거야?
다음번에 조질 중신 고르나?
장생, 나가다 입구 근처에 놓인 술병을 집어 들고 희락원 밖으로 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