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극이 벌어지고 있다.
구경꾼들 더 많이 늘어났다.
공길(녹수) 나와 주위를 살피더니 주저앉아 오줌을 싼다.
내시역의 칠득과 팔복, 숨어 엿보듯 한다.
장생(연산) 다가와 공길의 뒤에 서서 오줌을 갈긴다.
구경꾼들 웃는다.
소극 구경꾼1
저게 누군가?
소극 구경꾼2
길고 푸른 물, 장녹수.
소극 구경꾼1
아~
소극 구경꾼2
자네 그 길고 푸른 물에서 헤엄치는 오리가 무슨
오린지 아나?
소극 구경꾼1
?
소극 구경꾼2
탐관오리!
구경꾼1과 구경꾼2 함께 웃다가 다시 소극에 집중한다.
연산의 시종내시 김처선,
구경꾼들 옆에서 이들의 말을 들으며 공길과 장생을 바라보고 있다.
공길과 장생, 오줌을 다 쌌는지 동시에 몸을 부르르 떨다 서로의 몸이 닿아 깜짝 놀란다.
뒤돌아보고 서로를 확인하곤 다시 한번 놀란다.
구경꾼들 또 웃는다.
장생
아니, 숙용!
예서 뭐 하는 거요?
공길
뭐 좀 급하게 버릴게 있어서.
그러는 전하는?
장생
나야, 후원에 풀들이 무성하게 자라라고
성은을 내리고 있었지.
구경꾼들 연신 웃으며 박장대소한다.
김처선도 구경꾼들 사이에서 씨익 웃는다.
(jump)
후궁 역의 육갑, 여장을 하고 바닥을 뒹군다.
애를 낳느라 용을 쓴다.
육갑
아이구 배야, 아이구 배야~
하며 장생의 머리채를 쥐고 흔든다.
장생
힘 줘, 힘!
구경꾼들 웃는다.
육갑 마지막 비명을 지른다.
장생, 육갑의 다리 사이에서 아기 모양의 인형을 꺼내든다.
아기 인형에도 큰 물건이 달렸다.
공길 심사가 뒤틀린 표정으로 장생을 보다 육갑에게 달려들어 머리채를 쥐고 싸운다.
장생 그 모습에 아랑곳 않고 아기를 안고 춤을 춘다.
장생
(덩실덩실 춤을 추며)
어디 보자.
이마도 내 닮았고, 코 큰 것도 내 닮았다.
어디한번 얼러보자.
둥~ 둥~ 내 아들.
하늘에서 떨어졌나, 땅에서 솟았느냐,
강풍에 날려 왔나.
어허 둥둥 내 아들.
신명나는 장단과 함께 공연이 끝난다.
구경꾼들 모두 나와 신명나는 가락에 맞춰 뒤풀이 춤을 함께 춘다.
공길 장생 육갑 칠득 팔복, 모두 소쿠리를 하나씩 들고 엽전을 구걸한다.
구경꾼들 엽전을 꺼내 소쿠리에 던져 넣는다.
엽전을 받는 공길 장생 육갑 칠득 팔복, 한결같이 신이 난 표정이다.
그 때, “물렀거라!”하는 호령이 들린다.
육갑 ‘뭐야?!’하고 돌아보면 의금부 도사가 나졸들을 이끌고 다가온다.
의금부 도사
저 놈들을 모두 포승 해 의금부로 압송하라!
나졸들, 포승줄을 꺼내 들고 공길 장생 육갑 칠득 팔복에게 달려든다.
구경꾼들 화를 입을까 겁먹고 흩어진다.
공길 장생 육갑 칠득 팔복, 어안이 벙벙해 서로 얼굴만 쳐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