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갑의 웃음소리 떠들썩하게 들려온다.
공길 장생 육갑 칠득 팔복, 술판을 벌이고 있다.
육갑
형님, 매일 합시다. 매일!
아니, 하루에 서너 차례씩 합시다. 아예.
칠득
맨날 양반하고 중들이나 가지고 놀 생각만 했지,
왕을 가지고 놀 생각은 왜 못했을까?
육갑
왕을 언제 봤어야 말이지.
칠득
그럼, 형님들은 언제 왕을 봤답니까?
장생
그걸 봐야 아나?
육갑/칠득/팔복
?
장생
멋대로 놀면 돼.
그럼 그게 왕이지.
그 때 주모가 술병을 가지고 들어온다.
주모
(술병을 상 위에 내려놓으며)
이거 더 들어요. 거저야, 거저!
칠득과 팔복, 의심의 눈초리로 육갑과 육갑의 사타구니를 번갈아 본다.
육갑, 칠득과 팔복의 눈초리를 의식하고 손을 흔들며 아니라고 부정한다.
육갑
웬일이슈?
못 내쫓아 안달을 하더니만.
주모
(콧소리로 아양을 떨며)
내가 언제?
쭉 있어요, 쭉~
아까 놀이가 끝나고 나니까 목을 축이려는
구경꾼들 때문에 주막이 북새통이었다니까.
(육갑을 보며)
그나저나 거시기가 정말 크데.
육갑, 당황하고 칠득과 팔복 ‘그럼, 그렇지’하는 표정으로 육갑을 바라본다.
육갑, 결백을 항변하는 표정으로 손사래를 친다.
주모
하긴 왕이면 그 정도는 돼야지. 암~
우리의 광대들 서로 얼굴을 바라보다 모두 기분 좋게 미소 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