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생과 공길, 탈을 쓰고 연산과 녹수를 풍자하는 소극을 한다.
칠득, 탈을 쓰고 보기에도 내시처럼 허리를 숙이고 종종 걸음으로 나온다.
팔복, 역시 탈을 쓰고 뒤 따라 오며 부른다.
팔복
어이~ 김내관.
방울소리 요란하게 어딜 그렇게 바삐 가나?
칠득
이 놈이. 방울이 있어야 소리가 나지.
없는 놈끼리 놀려먹기냐.
팔복
이상하네.
내 분명히 방울 소리를 들었는데.
내 소리였나.
(하체를 요란하게 흔들어 댄다)
구경꾼들 웃는다.
길을 가던 연산의 시종내시 김처선, 구경꾼들 사이로 모습을 나타낸다.
공길(녹수) 마당터로 나와 주위를 살피더니 주저앉아 오줌을 싼다.
칠득과 팔복, 숨어 엿보듯 한다.
팔복
저거 숙용 장씨 아닌가?
칠득
왜 아닌가. 근데 저게 무슨 해괴한 짓인가?
팔복
내 소문을 듣자하니 녹수 저 년이 천출이라
저렇게 싸야 싸는 거 같다고 매번 남들 눈을
피해 저런다고 하더니 참말일세.
장생(연산)이 나서 주위를 살피더니 공길 뒤로 가 선다.
칠득과 팔복, 다시 몸을 숨기는 척.
장생 과장되게 크게 만든 물건을 꺼내더니 오줌을 싸는 시늉을 한다.
공길과 장생, 오줌을 다 쌌는지 동시에 몸을 부르르 떨다 서로의 몸이 닿아 깜짝 놀란다.
뒤돌아보고 서로를 확인하곤 다시 한번 놀란다.
구경꾼들 웃는다.
연산의 시종내시 김처선이 계속해서 소극을 지켜보고 있다.
소극 계속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