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길과 장생, 육갑 칠득 팔복 평상 위에 앉아 있다.
주모가 술병을 들고 오자 육갑이 비굴한 표정으로 술병을 향해 손을 내민다.
주모, 술병이 깨지라 상위에 술병을 탁 내려놓는다.
주모
낼모레야!
그 때까정 밀린 삯 안내면 관아에 신고해
곤장으로 때우게 할 줄 알어!
하더니 획 돌아간다.
칠득과 팔복, 걱정스러운 눈으로 육갑을 바라본다.
육갑
(자기 사타구니를 툭툭 치며)
걱정 마, 이놈들아.
다 때우는 방법이 있어.
(장생과 공길의 사발에 술을 따르며)
자, 마셔요, 마셔.
궂은 날 있으면 맑은 날도 있고.
장생
내 돈 어쩔 거요?
육갑
아, 그거.
(잠시 생각하다)
내일 다시 합시다.
오늘처럼 내가 살판을 놀고 있을테니,
형님이, 헤헤헤... 형님이라고 해도 되죠?
형님이 오늘처럼 끼어드쇼.
장생 대답 없이 술을 한번에 들이키더니 소맷자락으로 입을 훔치며 공길을 본다.
공길, 고개를 가로 젓는다.
육갑
(No하는 공길을 보고)
엥? 왜요?
봤잖아?
벌이가 장난이 아닌데 왜?
장생
내, 오늘보다 더 벌게 해준다면
내가 하잔대로 할래?
육갑 칠득 팔복, 술을 마시다 말고 귀가 솔깃해 공길을 쳐다본다.
장생, 공길을 쳐다보며 씨익 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