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생 엽전을 센다.
육갑 칠득 팔복, 입맛을 다시며 엽전을 쳐다본다.
육갑
헤헤헤.
육갑이요.
이놈은 칠득이, 저 놈은 팔복이.
장생, 그저 엽전만 센다.
육갑
노는 걸 보아하니,
우리 같은 떠돌이들하곤 근본이 다르신 것 같은데,
어느 패에 속한 분들이요?
장생 고개를 번쩍 들어 육갑을 본다.
육갑 괜한 말을 했나 싶어 눈을 피한다.
장생 엽전을 반으로 나눈다.
육갑 기대감에 눈이 동그래진다.
장생 반을 공길에게 준다.
육갑 실망한다.
장생
한양에서 젤 큰판이 벌어지는 곳이 어디요?
육갑
(얼굴이 부어서)
한양에 볼만한 판 없어진지 오래요.
장생
왜요?
육갑
몰라 묻나?
왕이 자기 사냥터를 만든다고 도성 근방 일백리 안에
사는 사람들을 죄다 몰아냈잖아.
도성에 드나드는 사람이 반에 반으로 줄었으니 큰판을
벌릴 수가 있나?
(잠시 장생의 눈치를 살피다가)
거, 큰판이 하나 있긴 한데.
장생
그래요? 어디요?
육갑, 공길과 장생의 엽전을 건네다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