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길, 양반의 다리를 주무르고 있다.
공길의 옆에 각시탈 놓여 있다.
4.대가집 행랑채-밤
장생 누워 있고, 광대1이 장생 곁에 앉아 있다.
장생 눈을 뜬다.
광대1
이놈아, 먹고살려고 지 마누라도 파는 세상이야.
염병하고, 왜 남의 팔자에 끼어들어 매를 벌어.
장생 멍하니 방을 둘러본다.
벽에 걸린 말뚝이탈이 눈에 들어온다.
나란히 걸려있던 각시탈은 없다.
장생 말뚝이탈을 노려보듯 계속 본다. 시선을 아래로 옮기자,
탈이 걸린 벽 아래 방바닥에 (남자, 여자) 한 쌍의 작은 손 인형 놓여있다.
5.대가집 사랑채-밤
양반, 공길에게 각시탈을 씌우고 공길의 웃옷을 벗긴다.
공길 무표정하게 양반의 손길에 몸을 맡긴다.
양반, 공길의 맨 살을 느낀다.
문이 부서질 듯 열린다.
양반 놀라 보니,
장생이 말뚝이탈을 쓰고 서 있다.
공길 한편으론 놀랍고 한편으론 치부를 보인 듯 부끄럽다.
장생
(문가에 서서)
나와!
공길 움직이지 않는다.
장생, 공길에게 다가가 손을 잡아챈다.
공길 눈을 피하며 버틴다.
장생
(무겁게)
일어나.
공길
놔.
공길 잡혔던 손을 빼며 돌아앉는다.
양반 당황하다 옷을 추스르며 밖으로 나간다.
양반(off-sound)
여봐라!
장생
(공길 옆에 털썩 주저앉으며)
그래, 같이 맞아 죽자.
양반(off-sound)
여봐라. 게 아무도 없느냐!
각시탈, 고개를 돌려 말뚝이탈을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