畵 : 그림 화, 龍 : 용 룡, 點 : 점찍을 점, 睛 : 눈동자 정
풀이
용을 그리며 눈동자도 그린다는 뜻으로, 끝손질로 사물의 가장 중요한 핵심을 완성했을 때 쓰는 말이다. 또한 사소한 첨가로 전체가 돋보일 때의 감탄을 말한다.
유래
장승요(張僧繇)는 남북조 시대 양(梁)나라 인물인데, 우장군(右將軍)에다 오흥(吳興) 태수를 지냈으니 관직 생활도 성공적으로 했다고 할 수 있겠지만, 그보다 화가로 더 유명했다. 한번은 남경(南京)에 있는 안락사(安樂寺) 주지로부터 용의 벽화를 그려 달라는 부탁을 받고 절에 가서 그림을 그리게 되었다.
이윽고 그림이 완성되어 절간 사람들한테 공개되었을 때, 모두들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 암수 두 마리의 용이 서로 싸우듯 장난하듯 얽혀 있는 모습은 극사실주의 화풍이었는데, 구름을 헤치고 금방이라도 날아오를 것처럼 꿈틀거리는 몸뚱이와 번쩍이는 비늘, 여의주를 움켜쥐고 있는 억센 발톱 등 참으로 대단한 걸작이었기 때문이다. 모두 감탄을 금치 못하여 칭찬하는 가운데, 주지승은 문득 용들의 눈동자가 없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아니, 왜 눈동자는 빼 놓았습니까?”
주지승이 묻자, 장승요가 대답했다.
“왜냐하면, 눈동자를 그려 넣으면 용이 당장 벽에서 튀어나와 하늘로 날아오르게 될 테니까요.”
그 말을 들은 사람들은 픽 웃었다. 아무리 잘 그렸다 하더라도 그것은 지나치게 오만한 자기 자랑이라고 여겨졌기 때문이다. 그 점은 주지승도 마찬가지여서, 그는 ‘용의 눈을 그려 넣어 그림을 완성해’ 달라고 요구했다.
“굳이 그렇게 요청하신다면 해 드리겠으나, 그 다음 일은 책임지지 않겠습니다. 그래도 좋습니까?”
“물론입니다.”
다짐을 받고 난 장승요는 붓을 들고 물감을 찍어 용 한 마리의 눈에 눈동자를 그려 넣었다. 바로 그 순간, 갑자기 하늘이 캄캄해지면서 번개가 치고 천둥이 울렸다. 그와 동시에 벽화 속의 눈이 그려진 용이 꿈틀거리면서 벽을 깨뜨리고 튀어나와 그대로 하늘로 올라가 버리는 것이었다. 그러나 눈동자가 그려지지 않은 용은 그대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