狐 : 여우 호, 假 : 거짓 가, 虎 : 범 호, 威 : 위엄 위
풀이
여우가 호랑이의 위엄을 가장한다는 뜻으로, 남의 권세를 빌어 으스대는 것을 비꼬는 말이다.
유래
전국 시대 초(楚)나라 선왕(宣王)이 하루는 위(魏)나라에서 사신으로 왔다가 그대로 눌러앉아 자기 신하가 된 강을(江乙)을 보고 물었다.
“듣자니까 당신네 위나라를 비롯한 북쪽 여러 나라들이 우리 재상 소해휼(昭奚恤)을 두려워한다 합디다. 그게 사실이오?”
“천만의 말씀이십니다. 그 여러 나라들이 어찌 일개 재상에 불과한 사람을 두려워하겠습니까.”
이렇게 부인한 강을은 다른 이야기를 하나 꺼냈다.
“어느 날 여우가 호랑이한테 걸려 잡아먹힐 판이 되자 꾀를 썼답니다. 여우는 호랑이를 보고 ‘나는 하느님이 임명하신 모든 짐승의 왕이다. 그러니까 네가 나를 잡아먹으면 천벌을 받을거다.’ 하고 말했습니다. 호랑이가 웃으며 거짓말하지 말라고 하자, 여우는 ‘정 못 믿겠으면 당장 날 따라와 봐. 나를 보고 달아나지 않는 놈은 하나도 없을 테니.’ 하고 말한 것입니다. 그래서 어리숙한 호랑이는 그게 사실인가 하고 여우의 뒤를 어슬렁어슬렁 따라가 보았는데, 이게 웬일입니까, 만나는 짐승마다 혼비백산해서 달아나는 것입니다. 사실 짐승들이 달아난 것은 여우 뒤에 있는 호랑이 자신이었는데도 호랑이는 그걸 깨닫지 못했던 것이지요. 이 경우도 마찬가집니다. 지금 북쪽 여러 나라들이 두려워하는 것은 소해휼이 아니라 그 뒤에 계신 전하와 그리고 전하의 강병(强兵)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