破 : 깨뜨릴 파, 竹 : 대 죽, 之 : 의 지, 勢 : 기세 세
풀이
대나무를 쪼개 듯 단호하고 맹렬하여 대항이 불가능한 기세를 말한다.
유래
사마염(司馬炎)이 조조가 세운 위(魏)나라를 없애고 스스로 제위에 올라 국호를 진(晉)으로 고친 것은 서기 265년이었다. 그가 곧 무제(武帝)다. 이때는 유비가 세웠던 촉(蜀)나라도 이미 망한 뒤여서 삼국 가운데 오직 동쪽의 오(吳)나라만 남아서 버티고 있었다. 이윽고 국내 정비를 마친 무제는 오나라를 치기 위한 군대를 파견했는데, 그 지휘관이 진남대장군(鎭南大將軍) 두예(杜預)였다. 무창(武昌)을 어렵게 점령하여 교두보를 확보한 두예는 참모 장수들을 모아 놓고 오나라군에 결정적인 타격을 가하기 위한 작전 회의를 열었는데, 한 장수가 엉뚱한 소리를 했다.
“얼마 있으면 잦은 봄비로 강물이 범람하게 되고, 장마에 언제 전염병이 돌지 몰라 걱정입니다. 지금 당장 오나라 도읍을 덮치기가 사실상 어려운 이상 회군했다가 가을철에 다시 오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그러자 그 의견에 찬성하는 사람들이 하나 둘씩 나타났다. 두예는 단호하게 잘라 말했다.
“무슨 소리를 하는 거요? 지금 우리 병사들의 사기는 ‘대나무를 쪼개는 기세’요. 대나무는 처음 두세 마디만 칼날이 들어가면 그 다음에는 저절로 쪼개지는 법인데, 이런 절호의 기회를 놓친단 말이오?”
두예는 곧바로 휘하 병력을 움직여 질풍같이 오나라 서울 건업(建業)으로 돌진했다. 그 전격적인 공격 작전에 오나라는 제대로 손도 써 보지 못한 채 무너졌고, 삼국 시대는 완전히 역사의 뒷장으로 사라지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