破 : 깨질 파, 鏡 : 거울 경
풀이
깨진 거울이란 뜻으로, 부부의 이별 또는 이혼을 비유하는 말이다.
유래
남북조(南北朝) 시대 남조(南朝)의 마지막 왕조인 진(陳)이 멸망하게 되었을 때 서덕언(徐德言)은 수(隨)나라 대군이 양자강 북쪽에 도착하자 자기의 아내를 불러 말했다.
“나라가 망하게 되면 당신은 적의 수중에 끌려가게 될 것이오.”
이렇게 말하고는 옆에 있던 거울을 반으로 쪼개어 한 쪽을 아내에게 주었다.
“이것을 소중히 간직하고 있다가 정월 대보름날 시장에 내놓고 팔도록 하시오. 반드시 살아 돌아오리다.”
그 후에 진(陳)은 멸망하게 되었고 서덕언의 아내는 수나라 양소의 집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이듬해 정월 대보름에 서덕언은 살아서 시장으로 갔다. 그런데 거기에 깨진 반 쪽의 거울을 파는 사람을 보고 아내가 살아 있음을 확인한 그는 그 거울에 얽힌 사연을 말해 주었다. 그리고 서덕언은 그 사람에게 나머지 반 쪽과 시를 적어 보냈다.
거울은 사람과 함께 갔으나
[鏡與人俱去 경여인구거]
거울은 돌아오고 사람은 돌아오지 않네
[鏡歸人不歸 경귀인불귀]
항아의 그림자는 다시 없고
[無復姮娥影 무복항아영]
밝은 달빛만 헛되이 머무네
[空留明月輝 공유명월휘]
돌아온 거울을 받아든 서덕언의 아내는 이후 아무 것도 먹지 않고 울기만 할 뿐이었다. 이 사연을 알게 된 양소는 두 사람의 사랑에 감동이 되어 그들이 함께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