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 : 사람 인, 生 : 날 생, 朝 : 아침 조, 露 : 이슬 로
풀이
인생은 아침 이슬과 같다. 즉, 덧없고 허무하다는 뜻이다.
유래
한(漢)나라 무제(武帝) 때 이능(李陵)이란 장수가 있었는데, 어느 해 북방을 침범해 온 흉노(匈奴)의 기병과 일전을 벌이다가 참패하는 바람에 적에게 사로잡히고 말았다. 흉노의 선우(單于)는 이능을 보자 장부다운 모습이나 태도가 마음에 들었다. 그저 죽이기가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 좋은 말로 달래었다.
“그대는 이미 패전한 몸이라, 돌아가더라도 참형을 면치 못할 것이오. 당신네 황제의 성질이 포악 잔인함을 잘 아시지 않소? 이곳 역시 사람이 살 만한 곳이니, 아예 머물러서 우리 사람이 되어 주구려.”
그 말을 듣고 이능은 생각해 보았다. 자기가 고집을 부린다고 해서 방면해 줄 이들도 아니거니와, 선우의 말대로 돌아가 봐야 황제의 노여움만 사서 목이 떨어지기 십상이었다. 그래서 당장 뾰족한 수가 없으니 일단 제의를 받아들이고 뒷일은 나중에 생각하기로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선우가 말했다.
“그대는 참으로 현명하게 처신했으나, 옹고집으로 고생을 사서 하는 사람이 있으니 그대가 한번 찾아가서 잘 설득해 주면 고맙겠소. 소무(蘇武)라고 그대도 알 만한 사람이오.”
“아니, 그 사람이!”
이능은 놀라 부르짖었다. 소무란 연전에 흉노와 포로 교환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떠난 후 소식이 끊어진 중신이었기 때문이다. 이능은 설득하는 문제는 둘째 치고 살아 있는 소무를 만나는 일이 급하여 그 임무를 받아들였다. 소무를 찾아가 본 이능은 기가 막혔다. 더욱 멀고 척박한 곳에서 방목된 양을 치며 들쥐와 풀뿌리로 연명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니 그 몰골이나 차림새의 형편 없음은 말할 필요조차 없었다. 반갑게 인사를 나눈 다음, 이능이 말했다.
“선우는 내가 그대의 친구인 줄 알고 그대를 달래어 데려오라 했소. 그러니 고생 그만하고 같이 갑시다. ‘인생이란 아침 이슬’과 다를 게 뭐요?”
그러나 소무는 단호히 거부했다. 죽어도 오랑캐한테 고개를 숙이지는 않겠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이능은 설득을 포기하고 돌아가지 않을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