羽 : 깃 우, 翼 : 날개 익, 已 : 이미 이, 成 : 이룰 성
풀이
깃과 날개가 이미 자랐다는 말로, 다시 말해서 성숙해졌다는 뜻이다.
유래
한(漢)나라 고조(高祖)는 정실 자식인 영(盈)을 태자로 이미 정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총애하는 척(戚)부인과의 사이에서 태어난 여의(如意)로 바꾸고 싶어했다. 그러자 대신들이 들고일어나 반대하는 바람에 쉽사리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질질 날짜를 끌었다. 자칫하다가는 측실 자식한테 보위를 빼앗길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애가 탄 여황후(呂皇后)는 의논 상대가 되는 유후(留侯)를 불러 하소연했다.
“그렇다면 이 일을 순조롭게 풀어 줄 수 있는 네 사람의 도움을 받는 것이 첩경입니다.”
“네 사람이라니, 누구 말씀인가요?”
“하황공(夏黃公), 동원공(東園公), 녹리선생(甪里先生), 기리계(綺里季) 이 네 현인이지요. 이들은 황제께서 불러도 사양하고 멀리 숨어 버릴 만큼 고집이 세고 고결한 선비들입니다. 이들로 하여금 이따금 태자마마를 모시고 조회에 들어가게 한다면, 태자마마에 대한 폐하의 인식도 달라지실 게 틀림없습니다.”
이 말을 듣고 크게 기뻐한 여황후는 하황공 등 네 사람에게 후한 예물을 보내고 극진한 편지로써 태자를 위해 노력해 달라고 간청했다. 어느 날, 대궐에서 큰 잔치가 열렸다. 특히 이날은 태자가 황제를 모시도록 되어 있었으므로, 이미 태자의 사람이 되어 있는 하황공 등 네 현인은 태자 뒤를 따라 연회장에 들어갔다. 고조는 태자 뒤에 들어오는 사람들을 보고 눈이 휘둥그레졌다. 황제인 자기가 불러도 불응한 인물들이 아닌가.
“그대들은 천자인 짐이 불러도 싫다고 은둔해버린 사람들이 아니오. 그런데 오늘은 어찌하여 태자를 따라 대궐에 들어오셨소?”
그들로부터 처음으로 하례를 받은 고조가 이렇게 묻자, 네 현인은 입을 모아 대답했다.
“황공하오나 폐하께서는 선비를 업신여기시고 잘 나무라시므로, 신들은 두려운 나머지 도망쳐 숨었던 것입니다. 그렇지만 태자마마께서는 어질고 효성스러우며 나이 많은 이를 공경하시고 선비를 사랑한다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만나 뵌 결과 과연 듣던 바와 같으므로 저희는 성심으로 모시기로 약속했습니다. 어디 저희뿐이겠습니까? 전국의 어진 선비들 중에는 태자마마를 위해 죽고자 하지 않는 사람이 없습니다.”
“잘 알겠소. 아무쪼록 태자를 잘 보필해 주구려.”
네 사람이 절하고 물러가자, 고조는 서둘러 척부인을 불렀다. 그리고는 네 현인의 뒷모습을 가리키며 말했다.
“짐이 태자를 바꾸려고 했으나, 저들 네 현인이 보좌하여 ‘이미 우익이 이루어졌으니[羽翼已成(우익이성)]’ 짐으로서도 어쩔 수 없구려.”
결국 태자 유영이 고조의 뒤를 이어 2세 황제가 되니, 그가 곧 혜제(惠帝)다. 자칫하면 밀려났을 뻔한 그가 위기를 모면한 것은 유후가 네 현인을 동원한 것이 결정적 계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