牛 : 소 우, 耳 : 귀 이, 彈 : 탈 탄, 琴 : 거문고 금
풀이
소 귀에다 거문고를 탄다. 즉, 어리석은 자한테는 아무리 진리를 설명해도 소용 없다는 의미다.
유래
후한(後漢) 말기에 모융(牟融)이라는 다방면에 통달한 학자가 있었다. 그는 불교학에도 조예가 깊었는데, 유학자들에게 불교에 대해서 설명할 때는 불교와 하등 상관없을 것 같은 『시경(詩經)』이나 『서경(書經)』 등 유학의 경서를 즐겨 인용하는 것이었다. 유학자들의 입장에서는 그것이 귀에 거슬리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어느 날 한 친구가 그 점을 들어 책망하자, 모융은 이렇게 답변했다.
“자네들은 불전을 읽은 바가 없으니 내가 하는 말이 무슨 소린지 잘 알아듣지 못할 게 아닌가. 그래서 나는 이해를 돕고자 자네들이 많이 읽어 내용을 잘 알고 있을 경서를 인용하고 있는 것이야.”
그리고는 친구들이 아직도 떨떠름한 기색을 버리지 않는 것을 보고 고사를 인용해 이런 말을 덧붙였다.
“공명의(公明儀)라는 거문고의 명수가 있었다네. 그가 하루는 풀을 뜯어먹고 있는 '소한테 자기 음악을 들려 주었다는군'. 그렇지만 소가 거문고 가락의 오묘한 가치를 어떻게 알겠는가. 그래서 이번에는 방법을 바꾸어 모기나 파리 소리, 어린 송아지의 울음소리 같은 걸 들려 주었지. 그러니까 그제야 소는 풀을 뜯다 말고 꼬리를 흔들며 귀를 세워 듣더라네. 내가 제군들한테 유학의 경전을 인용해서 불교를 이야기하는 것도 같은 이치야.”
그제야 친구들은 진심으로 수긍하며 모융의 말을 경청하게 되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