愚 : 어리석을 우, 公 : 귀 공, 移 : 옮길 이, 山 : 메 산
풀이
우공이 산을 옮겼다는 뜻으로, 무슨 일이든 꾸준히 노력하면 달성하게 된다는 의미다.
유래
옛날 중국의 익주(翼州) 남쪽 하양(河陽) 북쪽에 태행산(太行山)과 왕옥산(王屋山)이라는 두 개의 큰 산이 있었다. 어느 정도의 크기냐 하면 각각 둘레가 700리나 되고 높이도 수만 척(尺)이었다. 산 북쪽에 우공(愚公)이라는 조금 모자라는 노인이 살고 있었는데, 나이가 90살에 가까웠다. 노인은 어디를 가야 할 때마다 이들 두 산을 빙 둘러야 했기 때문에 그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래서 어느 날 가족들을 모아 놓고 말했다.
“우리 가족이 전부 힘을 합쳐 저 두 산을 옮기고자 한다. 너희들은 어떻게 생각하느냐?”
모두 그렇게 하는 것이 좋겠다고 이구동성으로 찬성이었다. 그런데 단 한 사람 그의 아내만은 이의를 제기했다.
“옮긴다 하더라도 저 많은 토석을 어디다 처분한다는 거지요?”
그러자 우공이 대답하기도 전에 아들과 손자들이 먼저 말했다.
“그건 별 것 아닙니다. 발해(渤海)에다 갖다 버리면 되지 않습니까.”
그래서 산을 옮기는 의논은 일단락을 보았다. 다음날 아침부터 우공네 가족들은 산을 옮기는 작업에 착수했고, 파낸 흙이나 돌은 삼태기에 담아 멀리 발해까지 운반해서 바다에 버렸다. 가족들만 하는 일이고 보니 작업의 진전이야 보잘것 없었지만, 그래도 전혀 낙망하지 않고 모두 땀을 흘리며 열심히 일했다. 그 광경을 본 어떤 부인이 감동한 나머지 일곱이나 되는 자기 자식들을 몽땅 데려와서 말했다.
“제 자식놈들이랍니다. 여러분을 돕도록 해 주십시오.”
우공은 두말 없이 허락했고, 부인의 자식들도 당장 달려들어 일을 시작했다. 한번은 지수(智叟)라고 하는 사람이 찾아왔는데, 그는 자기가 세상 누구보다 현명하다고 뻐기는 사람이었다.
“아니, 이 큰 산을 어느 세월에 다 퍼다 옮긴다고 이 고생들입니까?”
지수가 이렇게 빈정거리자, 우공이 대답했다.
“그래서 어떻다는 거요. 내가 죽더라도 아들과 손자들이 있고, 또 그 아들과 손자들이 태어나서 일하는 손이 끊이지 않는 반면에, 산이야 지금보다 조금도 커지지 않을 것 아니오. 그러니 언젠가는 두 산을 다 옮길 수 있을 것이오.”
지수는 더 이상 아무 말도 못하고 얼굴을 붉히며 물러가 버렸다. 하느님은 우공의 그와 같은 기개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신에게 명하여 하룻밤 사이에 두 산을 딴 데로 옮기라고 명했다. 덕분에 우공의 집 앞에서 한수(漢水)까지 일직선 도로가 생기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