龍 : 용 용, 頭 : 머리 두, 蛇 : 뱀 사, 尾 : 꼬리미
풀이
용의 머리에 뱀의 꼬리라는 뜻이니, 크게 떠벌려 시작했다가 보잘것 없는 결말로 끝나는 것을 말한다.
유래
송(宋)나라 때의 『벽암집(碧巖集)』이란 책에 나오는 이야기다. 용흥사(龍興寺)라는 절에 진존숙(陳尊宿)이란 고승이 있었다. 어느 날 한 낯선 중이 용흥사에 찾아왔다. 그래서 진존숙은 정중하게 물었다.
“대사께서는 어디서 오셨습니까?”
그러자 그 중은 느닷없이 ‘꽥!’하고 소리를 질렀다. 진존숙은 순간 흠칫했으나, 수양이 높은 고승답게 곧 평정을 되찾고 빙그레 웃었다.
“한번 큰 꾸지람을 들었소이다 그려.”
그런데 그 중은 소리만 질렀을 뿐 그 다음은 묵묵부답으로 딴청을 부리는 것이었다. 그 소리를 오랜 기간의 수행으로 도를 터득한 고승의 특별한 시위 쯤으로 받아들였던 진존숙은 이내 자신의 순간적 판단이 그릇되었음을 알아차렸다. 아무리 뜯어봐도 상대방이 그만한 고승 같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좀 알아들으라는 뜻으로 경멸을 담아 이렇게 말했다.
“닮기는 했으되 아직은 미치지 못하는군. 말하자면 ‘용두사미’인 것 같군.”
네가 아무리 용의 흉내를 내더라도 한낱 뱀에 불과한 줄 다 알고 있다는 뜻의 선문(禪問)이었는데, 이번에도 그 중은 ‘꽥!’ 소리만 지를 뿐이었다. 마침내 깊은 수양으로도 어쩔 수 없이 기분이 불쾌해진 진존숙은 그 중을 보고 말했다.
“도형(道兄)께서 지금 자꾸 허세를 부리고 있는데, 네 번 다섯 번 그렇게 한 다음에는 소승의 질문을 또 어떻게 감당하려고 그러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