完 : 완전할 완, 璧 : 둥근옥 벽
풀이
흠결이 없는 옥이란 뜻으로, 어떤 사물이 흠잡을 데 없는 상태임을 말한다.
유래
전국 시대 조(趙)나라 혜문왕(惠文王)이 천하의 보물인 화씨벽(和氏璧)을 가지고 있음을 안 진(秦)나라 소양왕(昭襄王)은 욕심이 나서 15개 성과 바꾸자고 제의했다.
‘거절하면 전쟁도 불사하겠다.’
그 제의에는 이런 위협의 뜻도 포함되어 있었다. 상대적으로 힘이 약한 조나라로서는 이러기도 저러기도 어려운 처지였는데, 이때 중대 임무를 떠맡아 진나라로 간 사람이 인상여(藺相如)다.
“만일 성이 손에 들어오지 않으면 기필코 보물을 무사히 도로 가져오리다.”
인상여는 출발에 앞서 이렇게 결의를 다져 배웅하는 군신들을 가슴 뭉클하게 만들었다. 이윽고 진나라에 들어간 인상여는 소양왕이 화씨벽을 받아 들고 좋아서 어쩔 줄 모를 뿐이지 성 이양에 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자 일이 틀어졌음을 직감했다. 그래서 시치미를 떼고 말했다.
“전하께서 보시기에는 그 옥이 완전한 것 같지만, 사실은 눈에 잘 보이지 않는 흠이 있답니다.”
“허, 그래요? 어디?”
“신이 가르쳐 드리지요.”
이렇게 능청을 떨며 다가가 화씨벽을 받아 든 인상여는 얼른 기둥까지 뒷걸음질친 다음 손을 높이 쳐들며 외쳤다.
“우리 군주께서는 전하와의 우의를 소중히 생각하시고 신에게 이 보옥을 주어 보내셨는데, 보아하니 전하께서는 옥만 갖고 성은 내줄 생각이 없으신 것 같습니다. 여차하면 신의 머리와 옥이 함께 이 기둥에 박살이 날 것이니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깜짝 놀란 소양왕은 약속을 지키겠다고 거듭 다짐했다. 그렇지만 소양왕의 검은 뱃속을 들여다본 인상여는 짐짓 이렇게 말했다.
“좋은 뜻으로 가져온 보옥을 놓고 이런 낯뜨거운 장면이 벌어졌으니 부정을 탈까 두렵습니다. 이대로 전하의 손에 전해지면 어떤 상서롭지 못한 일이 있을지 모르오니, 전하께서는 닷새 동안 목욕재계하십시오. 그런 다음 받으시면 괜찮을 것입니다. 그동안은 신이 보관하고 있겠습니다.”
아무리 자기 나라고 대궐 안이지만 수많은 눈이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강탈하는 것은 군왕의 체면 문제였다.
‘이놈, 네가 제법 수를 쓴다마는 새라서 하늘을 날아 내 손아귀를 빠져나갈 것이냐.’
이렇게 코웃음 친 소양왕은 마지못해 인상여의 조건을 받아들였다. 그리고는 그 일행이 머무는 객사 주변에 병사들을 세 겹 네 겹 배치하여 개미 새끼 한 마리 빠져나가지 못하게 했다. 그러나 인상여는 그 철통 같은 경비망을 뚫고 부하 한 사람에게 화씨벽을 주어 탈출시키는 데 성공했다.
뒤늦게 그 사실을 안 소양왕은 화가 정수리까지 치밀어 인상여를 죽이려 했지만, 그런 짓을 했다가는 옹졸한 군왕으로서 세상의 웃음거리가 될 뿐이라고 주위에서 극구 말리는 바람에 마음을 돌려 인상여를 석방하고 말았다. 이리하여 화씨벽은 ‘온전한 구슬[完璧(완벽)]’로 되돌아왔고, 인상여는 그 공으로 상대부(上大夫)의 자리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