玉 : 구슬 옥, 石 : 돌 석, 混 : 섞을 혼, 淆 : 뒤섞일 효
풀이
옥과 돌이 섞여 있다. 다시 말해서 훌륭한 것과 보잘 것 없는 것이 무질서하게 뒤섞여 있음을 말한다.
유래
동진(東晉) 시대에 갈홍(葛洪)이란 사람이 있었다. 도가(道家) 계열의 사상가로서, 그가 쓴 『포박자(抱朴子)』는 도교가 하나의 사상으로 자리잡는 데 크게 공헌한 저술이다.
그는 이 책의 ‘상박편(尙博篇)’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시경(詩經)』이나 『서경(書經)』이 도의(道義)의 큰 바다라고 한다면, 제자백가(諸子百家)의 글들은 이것을 보충하는 냇물의 흐름이라 할 수 있다. 방법이 다를지언정 덕을 닦는데 무슨 다름이 있으랴. 옛사람들은 재능 얻기가 어렵다고 한탄했지만, 곤륜산(崑崙山)의 옥이 아니라고 해서 야광주를 버리거나 성인의 글이 아니라고 해서 수양에 도움되는 말을 버리지는 않았다. 한(漢)나라와 위(魏)나라 이후로도 ‘본받을 만한 좋은 말[嘉言(가언)]’이 많이 나와 있건만, 무식한 사람들은 자구적(字句的) 해석에만 빠져 오묘한 이치는 가볍게 도외시한다.
뿐만 아니라 ‘작은 길[小道(소도)]’이므로 일고의 가치도 없다거나 너무 넓고 깊어서 머리를 혼란시킨다고도 말한다. 티끌이 쌓여 태산이 되고 여러 색깔이 어우러져 아름다운 무지개를 이룬다는 것도 모른다. 천박한 시부(詩賦)를 감상하고, 뜻이 깊은 제자백가의 글을 가볍게 여기며, 유익한 금언(金言)을 하찮게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참과 거짓이 뒤바뀌고, ‘옥과 돌이 뒤섞이며’, 아악(雅樂)이 속악(俗樂) 취급을 받고, 아름다운 옷이 누더기로 보이는 것이니, 이 얼마나 개탄할 노릇인가.”
한마디로 말해서 깊은 진실을 담지 않은 천박한 글들에 사람들의 관심이 쏠리는 현상을 개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