五 : 다섯 오, 里 : 이수 리, 霧 : 안개 무, 中 : 가운데 중
풀이
사방 오 리를 덮은 안개 속이란 뜻으로, 사물의 행방 또는 사태의 추이를 전혀 알 수 없다는 의미다.
유래
후한(後漢)의 순제(順帝) 때 장해(張楷)라는 선비가 있었다. 그는 조금 특이한 인물이었다. 학문만 뛰어난 것이 아니라 도술(道術)에도 상당히 조예가 깊었고, 벼슬에 대한 욕심이 전혀 없어 임금이 여러 번 사람을 보내어 등용하려고 해도 병을 핑계로 끝까지 출사하지 않았다.
“사람의 한평생이 결코 길지 않은데, 무엇하러 그 악다구니 속에 들어가 부대끼고 귀를 더럽히며 아까운 세월을 허비한단 말인가.”
장해는 이렇게 말하며 자연을 벗 삼아 유유자적한 생활을 즐기고 있었다. 그렇게 특이한 삶을 살다 보니 명성은 상대적으로 높아져, 학문을 배우고자 찾아오는 젊은이가 줄을 이었다. 그러다 보니 평소의 문하생만 해도 100명이 넘을 정도였다. 그뿐만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학문을 좋아하거나 장해라는 인물에게 호기심을 느낀 선비들, 귀족과 조정 대신들, 심지어는 환관 나부랭이들까지 그를 만나고 유익한 이야기를 듣고 싶어 시도 때도 없이 찾아오곤 했다.
장해는 그것이 싫어서 화음산(華陰山) 밑에 있는 고향으로 낙향하고 말았다. 그래도 그를 따르려 하거나 가르침을 얻고자 하는 사람들이 그 벽촌까지 기를 쓰고 찾아가는 바람에 그의 집은 항상 잔칫날 같았고, 그의 이름을 딴 저잣거리까지 생길 정도였다. 그 극성스러움에 더 이상 견딜 수 없게 된 장해는 마침내 화음산 속으로 잠적하고 말았다. 그런 다음 도술로써 자기 거처 주변 ‘사방 5리 정도를 안개로 덮어’ 아무도 찾아오지 못하게 만들어 버렸다고 한다. 그 안개를 ‘오리무(五里霧)’라고 했는데, 나중에 사람들이 가운데 중자를 덧붙였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