郢 : 땅이름 영, 書 : 글 서, 燕 : 나라이름 연, 說 : 말씀 설
풀이
이치에 맞지 않는 것을 끌어다 맞는 것처럼 억지로 꿰맞춘다는 뜻이다.
유래
춘추 시대 초(楚)나라 서울인 영(郢)에 사는 사람이 먼 북쪽의 연(燕)나라 재상에게 편지를 쓰게 되었다. 하필 밤이라 방 안이 어둑어둑했기 때문에, 그 사람은 하인더러 여분의 등불을 들고 곁에 다가서서 비추도록 했다. 그런 다음 편지를 쓰기 시작하여 한참 문장 생각과 붓놀림에 정신을 집중하는 참인데, 불현듯 주위가 조금 어둡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글을 쓰는 도중에 하인에게 명했다.
“등불을 높이 들어라.”
그런데, 붓을 든 채로 입을 열다 보니 생각과 말의 구분에 자기도 모르게 혼란을 일으켜 편지에다 그대로 ‘등불을 높이 들어라’라고 적고 말았다. 그렇지만 본인은 그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했고, 문제의 편지는 그대로 발송되었다.
이윽고 편지를 받아 읽어 내려가던 연나라 재상은 고개를 갸웃했다.
‘등불을 높이 들어라? 난데없이 이게 무슨 소리지?’
잠깐 동안 생각하던 재상은 별안간 무릎을 탁 쳤다.
‘옳거니! 이거야말로 나라를 다스리는 핵심이다. 등불을 높이 들라고 촉구하는 건 밝음을 존중하라는 뜻이며, 구체적으로는 현명하고 어진 선비를 적극 등용하여 정치에 활력을 불어넣으라는 의미가 아니겠는가. 참으로 고맙고 귀중한 가르침이로군!’
다음날 아침 임금을 알현한 자리에서 재상은 ‘등불을 높이 들어라.’라는 말에서 터득한 자기 정치 철학을 열심히 설명했다. 경청하던 임금은 재상의 탁월한 논리에 매우 기뻐했으며, 곧 그대로 정치에 반영하여 시행이 되도록 했다. 덕분에 연나라의 정치는 한결 윤택해졌고, 백성들의 생활은 훨씬 편안해졌다. 편지 속의 엉뚱한 한마디가 예상치도 못한 발전적인 결과를 가져왔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