易 : 바꿀 역, 策 : 대자리 책
풀이
잠자리를 바꾼다는 뜻으로, 사람이 죽는 것을 말한다.
유래
공자의 제자 가운데 한 사람인 증삼(曾參)이 무거운 병을 얻어 곧 죽게 되었으므로, 여러 사람들이 임종을 지키려고 슬픔 속에 침상 주변에 둘러앉아 있었다. 이때 촛불을 들고 있던 동자(童子)가 철이 없어서 아픈 사람을 보고 큰 소리로 말했다.
“야, 참 예쁘게 만든 대자리구나! 깔고 계신 것이 대부(大夫)의 대자리 맞지요?”
그 바람에 질겁을 한 주위 사람들이 동자에게 주의를 주는데, 정작 죽어가던 증삼은 깜짝 놀란 듯 눈을 뜨고 동자를 바라보는 것이었다.
“오, 방금 너 뭐라고 했지?”
“대자리가 너무 예쁘다구요. 대부의 대자리 맞죠?”
“그렇단다. 이게 바로 계손(季孫)이 나한테 선사한 물건이다. 나는 이제 스스로 이것을 바꿀 수가 없으니, 누가 대신 침상을 바꿔 다오.”
그 말을 듣고 주위 사람들은 짐짓 이런 말로 달랬다.
“선생님은 지금 병이 위중하여 자리를 바꿀 수가 없습니다. 내일 아침에 틀림없이 바꿔 드리지요.”
죽고 난 다음에 어련히 옮겨 주겠느냐는 완곡한 뜻이 담겨 있는 말이었다. 그 뜻을 헤아리지 못할 증삼이 아니었다. 그는 슬픈 듯이 말했다.
“너희가 나를 생각하는 것이 저 동자만도 못하구나. 군자는 덕으로써 사람을 사랑하고, 소인배는 임시변통으로 사람을 대하느니라. 나는 정도(正道)에 따라 죽으려고 하는데, 왜 너희들은 그런 내 뜻을 거역하는 것이냐?”
그렇게까지 고집스럽게 말하는 바람에 모두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같이 달려들어 환자의 몸을 조심스럽게 들어 ‘다른 침상으로 옮겼는데’, 그러다 보니 시간이 지체되는 바람에 새 침상으로 옮겨진 몸이 바른 자세를 취하기도 전에 증삼의 숨이 끊어지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