掩 : 가릴 엄, 耳 : 귀 이, 盜 : 도둑 도, 鐘 : 쇠북 종
풀이
도둑이 귀를 가리고 종을 친다는 뜻으로, 가당찮은 잔꾀로 자기 비위를 숨기려고 하는 어리석음을 비웃는 말이다.
유래
춘추 시대 말기, 진(晉)나라의 지백(知伯)이 범씨(范氏)를 공격하여 멸했을 때의 이야기다. 한 어리석은 작자가 있었는데, 그는 멸망한 범씨의 저택에 가 보면 뭔가 값비싼 재물을 손에 넣을 수 있을 것 같아 한밤중에 살금살금 잠입했다.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이 회랑 입구에 놓여 있는 종이었다. 크면서도 아주 아름다운 물건이었다.
‘옳지. 이걸 가져가야지. 이렇게 잘 만든 종이고 보면 꽤 큰돈이 되겠는걸.’
이렇게 생각한 사나이는 종을 가져가려고 했다. 그러나 종이 너무 무거워 짊어지긴커녕 끌어당길 수도 없었다. 난감해진 사나이는 생각했다.
‘이걸 부수어 조각을 내서 하나씩 옮겨야겠군. 값비싼 구리로 만든 종인데, 조각이라고 해서 그 가치가 어디 달아날려구.’
사나이는 큰 망치를 찾아 종을 사정없이 쳤다. 그러자 굉장한 소리가 났으므로 사나이는 깜짝 놀라 망치를 놓고 자기 양쪽 귀를 손바닥으로 가렸다. 자기 귀에 들리지 않으면 다른 사람의 귀에도 들리지 않으리라고 판단한 것이다. 그렇게 하여 종을 깨뜨린 사나이는 부서진 조각을 하나하나씩 소중히 안고 낑낑거리며 자기 집으로 날랐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