楊 : 버들 양, 布 : 베 포, 之 : 의 지, 狗 : 개 구
풀이
양포의 개란 뜻으로, 겉모습이 변한 것을 보고 속까지 변한 줄 오판하는 경우를 말한다.
유래
전국 시대 유명한 사상가의 한 사람인 양주(楊朱)에게는 양포(楊布)라는 아우가 있었다. 이 양포가 어느 날 친구를 만나러 집을 나섰다가 도중에 비를 만났다. 옷이 흠뻑 젖었을 뿐 아니라, 입고 있는 옷이 흰옷이었기 때문에 흙탕물로 엉망이 되었다.
볼품 없는 꼬락서니로 친구네 집에 찾아간 양포는 주인을 만나자마자 말했다.
“이래 가지고는 방에도 들어갈 수가 없네. 어서 옷 좀 빌려 주게.”
“그렇게 하세나.”
친구는 하인에게 명하여 얼른 옷 한 벌을 갖다 주라고 했는데, 그 옷은 하필이면 검은 옷이었다. 형편상 흰옷 검은 옷 가릴 처지가 아니었으므로, 양포는 얼른 그것을 받아 갈아입었다. 이윽고 양포는 저녁 무렵 친구와 헤어져 집으로 돌아왔는데, 자기네 집개가 얼른 알아보지 못하고 컹컹 짖어댔다.
“이런 망할 놈의 개가 있나!”
화가 벌컥 치민 양포는 개를 발길로 사정없이 걷어찼다. 마침 그 광경을 본 형 양주가 웃으며 말했다.
“내가 보기에는 네가 화낼 일이 아닌 것 같구나.”
“화낼 일이 아니라니요. 아니, 자기를 키우는 주인도 몰라보는 개가 있단 말입니까?”
“그 개하고 입장을 바꾸어 생각해 보렴. 너라면 주인이 나갈 때는 흰옷을 입었었는데 들어올 때는 검은 옷이라면 이상하게 여기지 않을 수 있겠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