良 : 좋을 양, 藥 : 약 약, 苦 : 쓸 고, 口 : 입 구
풀이
좋은 약은 입에 쓰다. 다시 말해 충고하는 말은 귀에 거슬린다는 뜻이다.
유래
천하를 통일하고 포악한 철권통치로 백성들을 옴짝달싹 못하게 하고 숨통을 조이던 시황제가 죽고 나자, 진(秦)나라는 금방 혼란에 빠지고 말았다. 긴장이 풀린 후의 심각한 이완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학정에 시달려 온 백성들은 곳곳에서 봉기했고, 그 민중의 에너지를 기반으로 삼은 군웅들이 국토를 분할하여 세력 경쟁을 벌였다.
그중에서도 대표적인 인물이 항우(項羽)와 유방(劉邦)인데, 2세 황제 원년인 기원전 209년에 군사를 일으킨 유방은 3년 후에 경쟁자 항우보다 한 걸음 먼저 진나라 서울인 함양(咸陽)에 입성했다. 3세 황제 자영(子嬰)에게서 항복을 받아 낸 유방이 대궐에 들어가 보니 방마다 호화찬란한 재보가 쌓여 있을 뿐 아니라 꽃 같은 궁녀들이 셀 수도 없이 많았다. 유방은 원래 술과 여자를 좋아했으므로 대궐에 머물 생각을 했다.
그러자 부하인 번쾌(樊噲)가 쓴소리를 했다.
“아직 싸움이 끝나지 않았고 천하가 진정한 영웅을 기다리고 있는데, 여기서 주저앉아 한때의 쾌락을 즐기려 하십니까? 모든 것을 봉인(封印)하고 교외의 군진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유방이 불쾌한 기색이 역력하자, 지혜로운 참모 장양(張良)이 타일렀다.
“우리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진나라의 폭정에 대한 백성들의 원한이 컸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지금 전하께서 진나라 임금이 누리던 것을 일시적이나마 탐했다는 소문이 세상에 알려지면 그 결과가 어떻게 되겠습니까? 원래 ‘충언은 귀에 거슬리지만 행동에는 이롭고, 독약[양약]은 입에 쓰지만 병에 이롭다.’고 했습니다. 번쾌의 충언을 받아들이십시오.”
비로소 자기가 잘못 생각했다는 것을 깨달은 유방은 대궐에서 나와 군진이 있는 패상(覇上)으로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