藥 : 약 약, 籠 : 농 롱, 中 : 가운데 중, 物 : 만물 물
풀이
약장 속의 약이란 뜻으로, 항상 곁에 없어서는 안 될 긴요한 인물 또는 물건을 말한다.
유래
적인걸(狄仁傑)은 당나라 측천무후 시대의 명재상으로서, 무자비한 데다 독단적인 무후를 잘 구슬리거나 때로는 충고하여 정치가 바른 길로 굴러가도록 하였다. 무후도 청렴결백하고 강직하며 식견이 높은 그에 대해서는 우호적이었고, 그가 추천하는 선비는 두말 없이 발탁하여 무겁게 썼다. 이렇게 되자 사람들은 모두 적인걸을 존경했고 그의 문하에는 다재다능한 인물들이 수없이 모여 들었는데, 원행충(元行沖)이란 선비도 그중의 하나였다.
그 원행충이 어느 날 적인걸에게 말했다.
“상공댁에는 ‘맛있는 것’이 많이 있습니다. 혹 너무 많이 잡수시고 배탈이 날이지도 모르니까 저 같은 쓴약도 곁에 놔 두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맛있는 것’이란 훌륭한 인재를 지칭하는 것으로서, ‘좋은 약은 쓰지만 병에 이롭고, 충성된 말은 귀에 거슬리지만 행실에 이롭다.’고 한 공자의 가르침을 인용해 은근히 경고를 줌과 동시에 자기를 선전한 것이다.
그 재치 있는 말을 들은 적인걸은 웃으며 이렇게 대답했다.
“자네야말로 내 ‘약롱중물’이군 그래. 어련하겠나. 하루도 곁에 없어선 안 되고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