阿 : 아름다울 아, 香 : 향기 향
풀이
진나라 어느 여자의 이름으로, 여기서는 우뢰를 맡고 있다는 뇌신(雷神)을 뜻한다.
유래
진(晉)나라 목제(穆帝) 때 의흥(義興) 출신인 주(周)아무개란 사람이 있었다. 어느 날 먼 길을 떠나게 되어 성문을 나섰는데, 하루 종일 부지런히 걸어 저녁 무렵이 되었을 때는 황량한 들길을 걷고 있었다. 날은 이미 어둑어둑해지는데 근처에는 마을이 없었으므로 ‘이거 큰일났구나!’ 하고 걱정하며 발걸음을 재촉했다. 그리하여 어느 야산 산모퉁이를 막 지나자, 천만 다행히도 저만치 외딴 집 한 채가 보였다.
‘사람이 죽으라는 법은 없군 그래.’
갑자기 기운이 난 주아무개는 그 집으로 찾아가서 문을 두드렸다. 그러자 열예닐곱 살쯤 되어 보이는 여자가 문을 열고 얼굴을 내밀었다. 얼굴이 예쁘긴 했으나 어딘지 모르게 괴기스러운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어쩐지 섬뜩한 느낌이 들었지만, 지금 그의 처지로는 찬밥 더운밥 가릴 수가 없어 간곡히 부탁했다.
“날은 저물고 갈 길은 멀어서 그러는데 미안하지만 하룻밤 재워 줄 수 없겠습니까?”
“곤란하긴 하지만 거절할 수도 없군요.”
여자는 그렇게 말하고 맞아들인 다음, 그를 위해 불을 피우고 음식도 대접해 주었다.
주아무개가 막 저녁 식사를 하고 났을 때, 문득 문 밖에서 “‘아향(阿香)’ 아씨! 아향 아씨!” 하고 부르는 아이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러자 여자가 대꾸했다.
“나 여기 있다. 무슨 일이냐?”
“나리께서 불러 오랍니다. 와서 뇌거(雷車)를 밀어 달랍니다.”
“그래, 알았다.”
이렇게 대답한 여자는 주아무개를 보고 말했다.
“저는 볼일이 있어서 나가 봐야 하니까, 손님은 그냥 주무시도록 하세요.”
그리고는 나가 버렸다. 주아무개는 하는 수 없이 주인도 없는 집에서 혼자 잠자리에 들었는데, 한밤중이 되자 번쩍 하는 번개와 함께 천둥이 울리면서 장대비가 쏟아졌다. 거의 뜬눈으로 밤을 지새운 그는 새벽녘이 되어 비가 그치자마자 서둘러 출발하기로 했다. 그리하여 문간을 나서자마자 뒤를 돌아봤더니 집은 간데온데 없고 새로 만든 덩그런 무덤 하나가 거기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