漱 : 양치질 수, 石 : 돌 석, 枕 : 베개 침, 流 : 흐를 류
풀이
돌로 양치질하고 흐르는 물을 베개 삼는다는 뜻이다. 사실은 물로 양치질하고 돌을 벤다고 해야 맞으므로, 이것은 자기 논리나 행동이 어긋났는데도 옳다고 억지 부리는 것을 꼬집는 말이다.
유래
삼국 시대와 위(魏)나라 이후에 등장한 진(晉)나라 초기의 사회적 특징은 오랜 전란과 빈번한 왕조 몰락으로 인한 정신적 피로감으로 속세의 명리나 도덕을 우습게 여기고 노장사상(老莊思想)에 심취하는 현실기피주의가 대세를 이루었다. 선비들은 죽림칠현(竹林七賢)처럼 벼슬을 단념하고 아예 세상을 등지고 살던가, 사물을 조금 삐딱하게 이야기하는 소위 ‘청담(淸談)’을 즐기는 것을 멋이자 유행으로 알고 있었다.
그 당시 손초(孫楚)라는 사람이 있었다. 나중에는 벼슬길에 올라 풍익(馮翊) 태수를 지내기도 했지만, 젊어서는 그 역시 세속 생활을 우습게 여겨 산 속으로 들어가 버리려고 했다. 그래서 왕제(王濟)라는 친구를 붙잡고 하소연을 하다가 그만 이런 실언을 했다.
“앞으로는 ‘돌로 양치질하고 흐르는 물을 베개로 삼을’ 작정이네.”
그 말을 듣고 왕제가 웃으면서 핀잔했다.
“이 사람아, 돌을 베개 삼아 베고, 흐르는 물로 양치질하며 신선처럼 살겠다는 것이겠지. 말을 좀 똑바로 하게.”
자기가 실언한 것을 깨달은 손초는 임기응변으로 얼른 둘러댔다.
“자네야말로 너무 곧이곧대로군 그래. 내가 돌로 양치질하겠다고 한 것은 왕모래로 이빨을 문지르겠다는 뜻이고, 물을 베개 삼겠다는 것은 옛날의 은둔자 허유(許由)처럼 듣지 않아야 될 소리를 들었을 때 귓구멍을 씻겠다는 뜻이야. 그만한 것도 못 알아듣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