成 : 이룰 성, 蹊 : 지름길 혜
풀이
샛길이 생긴다는 뜻으로, 덕망이 있는 사람은 자기를 선전하지 않아도 사람들이 흠모하여 모여들게 되어 있다는 의미다.
유래
한(漢)나라 경제(景帝) 때 장군 이광(李廣)에 관련된 이야기다. 좋은 가문 출신인 그는 기마술과 궁술에 뛰어나서 이에 따를 사람이 없었고, 북방 오랑캐와의 싸움에서 많은 공을 세웠다. 어느 해 흉노(匈奴)가 대대적인 침공을 감행해 상군(上郡) 일대에서 노략질하므로, 이광은 토벌군을 이끌고 출전했다. 이때, 중귀인(中貴人)이라는 환관이 황제를 졸라서 허락을 받아 이광을 따라갔는데, 공을 세우겠다고 수십 기의 기병을 이끌고 섣불리 달려나갔다가 너무 깊이 들어가는 바람에 흉노군의 기습을 받아 병사들은 거의 몰살되고 자신은 크게 다쳐 위기에 빠지고 말았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안 이광은 급한 김에 기병 100기만 데리고 질풍처럼 달려가 적을 죽이고 중귀인을 간신히 구출했다. 이때 흉노의 기병 수천 기가 근처에 포진하고 있었는데, 적장이 불과 100기를 데리고 자기네 세력권 깊숙이 들어온 것을 보고 무슨 간계가 있는 것이 아닌가 의심하여 섣불리 공격하지 못했다. 놀란 것은 이광의 부하들이었다. 이들이 동요하며 달아나려고 하자, 이광이 말했다.
“우리 본진은 여기서 수십 리나 떨어져 있다. 만약 지금 급히 퇴각한다면 적은 의심을 풀고 즉시 추격하여 우리를 몰살시킬 게 뻔하다. 그러나 우리가 여기서 계속 버티고 있으면 적은 유인책이 아닌가 의심하여 감히 공격해 오지 못할 것이다.”
이렇게 말한 이광은 부하들을 이끌고 오히려 적진을 향해 더 나아갔다. 그리하여 흉노의 군진으로부터 겨우 2리 쯤 떨어진 곳까지 이르자 모두 말에서 내려 안장을 풀어 놓으라고 명했다.
“장군님, 적의 대군이 코 앞에 있습니다. 안장을 내리면 급박한 상황에 처했을 때 어떻게 합니까?”
부하들이 불안하여 묻자, 이광이 대답했다.
“어차피 우리는 지금 삶과 죽음의 경계에 서 있다. 기왕이면 적을 철저히 농락하려는 것이다.”
한나라군이 말의 안장까지 내려놓고 천연덕스럽게 여유를 부리는 꼴을 바라본 흉노들은 더럭 겁이 나서 서둘러 물러가 버리고 말았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