三 : 석 삼, 生 : 날 생, 有 : 있을 유, 幸 : 행복할 행
풀이
세 번 태어날 행운이 있다는 뜻이다.
유래
옛날 법호가 원택(圓澤)이라고 하는 고승이 있었는데, 그에게는 이원선(李源善)이라는 친구가 있었다. 이원선은 재주 있는 선비일 뿐만 아니라 불학(佛學)에도 아는 것이 많아서 두 사람은 여러 모로 뜻이 맞는 친구였다. 어느 때 두 사람은 동행하여 여행길에 올랐다. 그리하여 어느 마을을 지나가게 되었는데, 그렇잖아도 목이 마르던 참이라 마을의 우물을 찾아갔다. 마침 우물가에는 만삭이 된 여인이 물을 긷고 있었으므로, 두 사람은 물을 얻어 마시고 갈증을 해결했다. 그런 다음 다시 길을 걸어가기 시작했을 때, 원택이 뜻밖의 말을 했다.
“방금 그 부인네를 보았지요?”
“그럼요. 해산이 임박했던걸.”
“그 부인은 임신한 지가 삼 년이나 되었고, 뱃속의 아기는 바로 소승이라오.”
“에이, 거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릴!”
이원선은 웃었으나, 원택의 표정은 심각했다.
“소승이 지금 장난말을 하고 있는 게 아니라오. 그동안 환생을 피하려고 극구 노력했으나, 엉뚱한 데서 모태(母胎)와 맞닥뜨릴 줄이야! 이것도 부득이한 부처님 뜻이거나 이 늙은이의 업보인 게지. 그러니 이젠 피하려 해도 소용 없게 되었구려. 소승은 사흘 후면 입적(入寂)하게 될 모양이니, 그때 형장께서는 이 마을로 돌아와 저 부인네 집을 찾아가 보오. 만약 아기가 형장을 보고 웃으면 그게 바로 소승인 줄 아시오. 그리고 앞으로 십삼 년 후 중추절이 되거든 항주(杭州)에 있는 천축사(天竺寺)로 가시오. 그러면 그 날 밤 소승을 만날 수 있을 것이외다.”
이원선으로서는 황당하기 짝이 없는 이야기였지만, 상대방이 실없는 소리나 지껄이는 사람이 아니므로 무조건 매도할 수도 없어 그저 알아들은 척하고 넘겨 버렸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그로부터 사흘째 되던 날 아침 이원선이 잠이 깨어 보니 원탁은 침상 위에 가부좌를 튼 자세로 숨을 거두었다. 다행히 그곳은 절이었으므로, 이원선은 중들에게 뒤처리를 부탁하고는 부리나케 임신한 부인네를 만났던 마을로 달려갔다. 그리하여 마을 사람을 붙잡고 캐물었더니, 한 집을 가리키며 이렇게 대답하는 것이었다.
“바로 저 집이랍니다. 그 댁 안주인이 배가 부른 지가 삼 년이나 돼서 모두들 이상하게 생각하고 걱정을 했는데, 바로 오늘 아침에 사내애를 낳았지 뭡니까. 참으로 희한한 일이지요.”
이원선은 기묘한 두려움마저 느끼며 그 집을 찾아갔는데, 아니나 다를까, 그를 본 갓난아기가 방긋방긋 웃는 것이 아닌가. 이원선은 그만 자기도 모를 무서움으로 줄행랑을 놓고 말았다. 그로부터 십삼 년의 세월이 흘러 그 해 중추절이 되었다. 이원선은 자신도 모를 어떤 운명적인 마력에 끌려 항주 천축사를 찾아갔다. 그리하여 달이 떠오를 무렵 가까스로 목적지에 도착했는데, 막 산문을 들어서려고 할 때 등 뒤에서 낭랑한 목소리로 이런 노래가 들려왔다.
‘삼생의 인연’으로 맺어진 영혼을
정든 이가 멀리서 찾아왔구려
돌아보니 소를 타고 있는 어린 목동이었다. 지난번의 어린애가 얼마 못 살고 죽은 뒤 다시 환생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