不 : 아닐 불, 肖 : 닮을 초
풀이
아버지를 닮지 않았다. 즉, 매우 어리석다는 뜻으로, 자식이 어버이에 대하여 자기 존재를 낮추는 말이다.
유래
‘요(堯)임금의 아들 단주(丹朱)가 불초했던 것처럼, 순(舜)임금의 아들 역시 불초했다.’
이것은 『맹자(孟子)』 ‘만장편(萬章篇)’에 나오는 말인데, 사실 요임금은 자기 아들이 천하의 주인이 되기에는 부족한 그릇이라고 판단해서 사위인 순에게 자리를 물려 주려고 생각했다.
‘순에게 제위를 넘겨 주면 천하의 백성들에게 유익하고 다만 단주 한 사람에게만 불리하지만, 단주에게 제위를 물려 주면 천하의 백성들에게는 불리한 반면 단주 한 사람에게만 유익하다. 그러니 어찌 내 자식만 생각하여 천하의 일을 그르치랴.’
이윽고 요임금이 세상을 떠나 삼 년상을 마쳤을 때, 사람들은 전 임금의 유지(遺旨)를 들먹이며 순더러 제위를 계승하라고 종용했다. 그러나 순은 고개를 저었다.
“그렇지만 내가 태자를 젖히고 어찌 그 자리에 나갈 수 있겠는가. 그것은 염치없는 짓이다.”
이렇게 거절한 순은 말썽을 피하려고 서울인 평양성(平陽城)을 나와 남하(南河)의 남쪽으로 가버렸고, 자연히 제위는 단주에게 돌아갔다. 그러나 그것으로 문제가 일단락된 것은 아니었다. 당시 각 지역의 제후들은 일 년 중 봄과 가을 한 차례씩 천자를 알현하는 조근(朝覲) 의식을 가졌는데, 제후들은 단주에게 가는 것이 아니라 순을 찾아갔다. 뿐만 아니라 소송을 하는 사람도 단주가 아닌 순을 찾아가서 판결을 요망했고, 임금의 공덕을 노래하는 사람들도 단주가 아닌 순의 공덕을 기리는 것이었다. 사태가 여기에 이르자,
“이것은 사람의 의지에 따른 것이 아니라 하늘의 뜻이로다!”
이렇게 탄식한 순은 마지못해 도성에 돌아가 천자의 자리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