釜 : 솥 부, 中 : 가운데 중, 之 : 의 지, 魚 : 물고기 어
풀이
솥 안에 든 물고기라는 뜻으로, 얼마 남지 않은 목숨 또는 피하려고 해야 피할 수 없는 궁지에 몰린 것을 말한다.
유래
후한(後漢) 때 양익(梁翼)이란 대신이 있었는데, 자기 아우와 함께 무려 20년간이나 권력을 휘두르며 온갖 비행을 저질러 악명이 높았다. 어느 해 양익은 황제의 승인을 받아 각 지방을 순찰하며 관리들의 업무 태도를 조사할 8명의 사자(使者)를 선발했다. 그중의 한 사람인 장강(張綱)은 기개가 있는 선비였다. 일단 사자로 선발되기는 했으나 평소에 양익의 횡포를 매우 못마땅하게 여기던 그는 수레바퀴를 흙 속에 파묻어 버리면서 이렇게 개탄했다.
“산개와 이리 같은 양익 형제가 조정의 요직을 차지하고 앉아서 온갖 비리를 저지르고 있는데, 여우나 살쾡이에 지나지 않는 지방 관리를 조사한들 무엇하리?”
그리고는 즉시 붓대를 잡고 황제에게 올리는 상소문을 썼다. 물론 양익 형제를 탄핵하는 내용이었다. 그런 장강에게 양익이 앙심을 품은 것은 말할 필요도 없는 일이었다.
‘건방진 놈! 감히 우리 형제의 일을 가지고 이러쿵저러쿵하여 폐하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어? 어디 두고 보자.’
이렇게 이를 갈던 양익은 장강을 도적떼가 득실거리는 광릉군(廣陵郡)의 태수로 좌천시켜 버렸다. 험한 곳에 가서 시달리다가 죽으라는 뜻이었다. 그렇지만 그것은 장강에게 오히려 기회였다. 불평 한 마디 없이 오히려 속으로 쾌재를 부르며 임지로 내려간 장강은 주위의 만류도 무릅쓰고 혼자 도적떼의 소굴을 찾아갔다. 그 두목은 장영(張嬰)이란 자였는데, 죽음을 두려워하는 빛도 없이 태연히 찾아온 장강을 보고는 오히려 놀랍고 감복하여 정중히 맞아들였다. 장강은 장영에게 사람의 도리와 세상 이치를 설명하면서 개과천선할 것을 권했고, 그 당당하면서도 진정어린 태도에 감명을 받은 장영은 마침내 벌떡 일어나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리며 말했다.
“이런 생활을 하는 것이 어찌 올바른 길이겠으며 오래 지속될 수 있겠습니까? 저희들도 사람이고 지각이 있는 이상 결국은 ‘솥 안에 든 물고기 신세나 다름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아무쪼록 저희들이 살 길을 열어 주십시오.”
장강은 기꺼이 그 항복를 받아들여 사면 조치를 취하고, 잔치를 열어 그들을 위로했다. 그런 다음 각자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해 주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