覆 : 엎어질 복, 巢 : 새집 소, 無 : 없을 무, 完 : 완전할 완, 卵 : 알 란
풀이
엎어진 새집 속에 온전한 알이 남아 있을 수가 없다는 뜻으로, 근본이 잘못되면 나머지도 덩달아 잘못된다는 의미다.
유래
후한(後漢) 시대 말기의 사람 공융(孔融)은 공자의 후손으로 지덕(知德)을 겸비한 인물이었다. 헌제(獻帝) 때 북해(北海) 태수로 있으면서 학교를 많이 세워 학문을 크게 일으키고 백성을 잘 다스려 명망이 높았으며, 나중에는 조정에 들어가 대중대부(大中大夫)의 벼슬을 살았다. 그 무렵 유비가 제갈량이란 걸출한 참모를 얻어 남쪽에서 급격히 세력을 키워 나가자, 조조는 더 늦기 전에 손을 써야 한다는 주위의 권고를 받아들여 50만 대군을 일으켰다. 유비를 제거함과 아울러 형주(荊州)와 강동(江東)을 한손아귀에 넣겠다는 계산이었다. 이때 공융이 조조를 찾아가 간곡히 만류했다.
“유비와 형주의 유표(劉表)는 한실의 종친이므로 가볍게 보아서는 안 됩니다. 또한 강동의 손권(孫權) 역시 여섯 고을을 장악하고 있고 세력이 막강해 섣불리 다룰 수가 없습니다. 지금 승상께서는 명분 없이 군사를 일으키려 하시니, 일이 잘못되기라도 하면 어쩌시렵니까?”
그 말을 들은 조조는 버럭 화를 냈다.
“유비와 유표, 손권 모두 천자의 명을 거역한 역적들인데, 그들을 토벌하는 것이 어째서 명분이 없다는 거요?”
이렇게 꾸짖어 쫓아 내고 앞으로 공융처럼 가타부타하는 자는 죽이겠다고 공표했다. 공융은 승상부를 나오며 하늘을 우러러 탄식했다.
“어질지 못한 자가 어진 사람을 잡으려고 하니 이 노릇을 어쩔꼬!”
이 소리를 마침 어사대부(御使大夫) 극려(郄慮)란 자가 듣고 말았는데, 극려는 항상 공융으로부터 소인배라고 업신여김을 받던 터였기에 속으로 잘 됐다 싶어 한달음에 조조에게 달려가 고해 바쳤다. 조조는 노발대발하여 즉시 공융을 잡아들이라고 명했다. 공융에게는 두 아들이 있었다. 큰아들은 9살, 작은아들은 8살이었다. 이때 아이들은 마침 집에서 바둑을 두고 있었는데, 공융의 체포 소식에 놀란 하인들이 달려와 피신하라고 재촉했으나 태연히 계속해서 바둑돌을 놓으며 말했다.
“‘새집이 엎어져 부서지는데 그 속의 알이 어떻게 성할 수 있겠느냐.’”
그 말이 떨어지기도 전에 조조의 병사들이 들이닥쳤고, 붙들려 간 두 아이는 아버지와 함께 목이 떨어지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