白 : 흰 백, 眼 : 눈 안, 視 : 볼 시
풀이
눈알의 흰자가 드러나게 흘겨본다는 뜻으로, 업신여기거나 무시하는 태도를 말한다.
유래
삼국 시대 이후에 이어진 위(魏)나라와 진(晉)나라 시대는 임금보다 세력이 강한 실력자가 나라를 쥐고 흔들어, 권력 투쟁으로 하루도 조용한 날이 없다고 할 정도로 혼란스러웠다. 그러다 보니 정치의 바깥에 있는 백성들의 생활은 말할 수 없이 어려웠고, 현실 초월주의를 근간으로 한 노장 사상(老壯思想)이 성하게 되었으며, 의식이 있는 지식인은 현실에 절망한 나머지 세상을 등지고 자연 속에 숨어 버렸다.
흔히 ‘죽림칠현(竹林七賢)’이라고 하는 혜강(嵇康), 완적(阮籍), 유영(劉伶), 산도(山濤), 왕융(王戎), 향수(向秀), 완함(阮咸) 등 일곱 선비 역시 세상을 피해 숨어 살면서 현담(玄談)과 술로 일생을 보냈다. 그중에서도 완적은 좋고 싫음이 분명한 성격이어서 마땅찮은 상대는 ‘백안시’하며 상대도 하지 않았고, 특히 예절에 얽매이는 지식인을 속물이라고 몹시 싫어했다. 그는 당시의 세도 문벌인 사마씨(司馬氏)에 대해서 감정의 골이 깊었지만, 아버지 완우(阮瑀)가 조조 밑에서 벼슬살이를 한 데 수치를 느껴 세상을 외면한 채 술과 방종으로 자신을 학대했다.
어느 해 완적의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자, 혜강의 아우 혜희(嵇喜)가 조문하러 갔다. 그러나, 완적은 눈을 흘기며 상대도 하지 않았다. 혜희는 자기가 싫어하는 ‘예절 바른 사람’ 중의 하나였기 때문이다. 무안해진 혜희는 말도 채 붙이지 못하고 초상집을 나와 그 길로 형을 찾아가 하소연했다.
“아니, 원수진 사이도 아니고, 좋은 뜻으로 찾아간 사람을 그렇게 냉대할 수 있는 겁니까?”
“아우가 이해하게나. 그 친구는 워낙 좋고 싫음이 분명한 사람이거든.”
빙그레 웃으며 이렇게 타이른 혜강은 그 길로 완적을 찾아갔다. 그러자 완적은 혜희의 일은 잊어버리고 아주 반갑게 맞이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