伯 : 맏 백, 牙 : 어금니 아, 絶 : 끊을 절, 絃 : 줄 현
풀이
백아가 거문고 줄을 끊었다는 뜻으로, 진정으로 친한 벗을 잃었을 때의 슬픔을 말한다.
유래
전국 시대 백아(伯牙)라는 거문고의 명인이 있었는데, 그에게는 종자기(鍾子期)라는 친구가 있었다. 종자기는 거문고를 탈 줄은 몰라도 듣고 감상하는 귀는 대단히 발달한 사람이었다. 그래서 백아가 거문고를 탈 때면 종자기는 눈을 지그시 감고 손으로 장단을 맞추면서 듣고는 연주자의 감정을 정확하게 짚어 촌평을 가하는 것이었다. 가령 백아가 높은 산에 오르는 듯한 감정으로 탄주하면 “좋을씨고! 태산(泰山)처럼 높네 높아.” 하고, 강물이 도도하게 흐르는 감정을 이입하여 탄주하면 “기막히구나! 황하(黃河)가 넘실거리는 듯하이.” 했다.
감상자가 그처럼 수준이 높으면 연주자도 신바람이 나기 마련이다. 그러다 보니 두 사람은 음악을 통해 인생을 노래하고 깊은 우정을 쌓아 갔다. 어느 날 함께 태산에 놀러 갔다가 소나기를 만났다. 그래서 얼른 커다란 바위 밑에 들어가 비를 피하게 되었는데, 백아는 가슴 속에 차오르는 착잡하고 서글픈 감정을 억제할 수가 없어 거문고를 안고 탄주하기 시작했다.
처음 비가 쏟아지는 소리로 시작된 음률은 점점 힘이 들어가다가, 나중에는 태산 전체가 와르르 무너지는 듯한 격렬한 소리로 바뀌었다. 그리고 종자기는 그 음악에 심취한 나머지 비에 흠씬 젖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덩실덩실 춤을 추었다. 그처럼 두 사람은 감정뿐 아니라 영혼까지 일치해 있을 정도였는데, 어느 날 갑자기 종자기가 덜컥 죽고 말았다. 자기 몸과 같은 친구의 죽음은 백아를 절망에 빠뜨렸다.
“들어 줄 사람이 없는 음악이 무슨 가치가 있으랴!”
‘백아는 눈물을 쏟으며 아끼던 거문고의 줄을 끊어 버렸다.’ 그리고는 두 번 다시 거문고를 손에 잡지 않았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