門 : 문 문, 前 : 앞 전, 成 : 이룰 성, 市 : 저자 시
풀이
대문 앞에 시장을 이룬다는 뜻으로, 방문객이 하도 많아 대문이 미어질 지경으로 붐비는 현상을 말한다.
유래
전국 시대 제(齊)나라 위왕(威王) 때 추기(鄒忌)라는 미남자가 있었다. 어느 날 구리 거울을 들여다보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 얼굴은 아무래도 서공(徐公)보다는 못한 것 같아.’
서공은 그의 친구인데, 역시 미남자로 사람들의 눈길을 끄는 사람이었다. 추기는 아내를 보고 슬쩍 물었다.
“임자는 나하고 서공을 비교할 때 누가 더 잘 생겼다고 생각하오?”
“그야 물론 당신이죠.”
아내는 생각해 볼 것도 없다는 듯이 말했다. 다음에는 첩을 보고 물어 보았다.
“어머! 서방님을 어떻게 그분과 비교해요? 서방님이 몇 배는 더 잘 생겼지요.”
다음날 한 친구가 부탁할 일이 있어서 찾아왔으므로, 추기는 같은 질문을 던져 보았다. 그러자 친구가 대뜸 말했다.
“이 사람아, 서공이 어찌 감히 자네와 견줄 수 있겠는가. 어림도 없는 소릴세.”
얼마 지나 마침 서공 그 사람이 집에 놀러 왔으므로, 추기는 반기는 척하면서 새삼스럽게 그를 유심히 뜯어보았다. 그 결과 객관적인 판단으로 역시 자기가 그보다 인물이 뒤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서공이 돌아간 후, 추기는 자기 자신이 서공보다 확실히 못하다고 생각하는데 다른 사람들은 왜 자기가 낫다고 하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그렇지. 아내는 나를 진정으로 사랑하기 때문에 그렇게 말했고, 첩은 내가 두려워 그렇게 말했으며, 친구는 나한테 얻을 것이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말한 것이었어. 나 같은 사람도 그런데, 우리 임금은 더 많은 찬미의 소리에 둘러싸여 계실 것이 아닌가.’
이렇게 깨달은 추기는 다음날 당장 왕을 찾아가 자기 경험을 말하고, 칭찬하는 소리보다 간하는 말에 더 귀를 기울이라고 충고했다. 왕은 그 말을 듣고 깊은 감명을 받아 다음과 같이 포고했다.
‘누구든지 정당한 일로 과인에게 직간(直諫)하면 상등상, 상소문을 올려 간하면 중등상, 거리에서 과인을 비판하면 하등상을 주겠노라.’
이 포고가 나가자마자 왕에게 직간하려고 찾아오는 사람들로 대궐은 그야말로 ‘문전성시’를 이루었고, 쏟아져 들어오는 상소문 처리에 담당 관원들이 밤낮없이 매달려야 했으며, 저잣거리는 왕의 잘못을 지적하는 소리로 몹시 시끄러웠다. 왕은 그 비판들을 하나하나 마음에 새기며 정치를 해 나갔다. 그리하여 일 년 후에는 왕의 잘못을 지적하는 소리가 뚝 끊어졌다. 비판할 일이 없어진 것이다. 마침내 위왕은 천하패권을 움켜쥐었고, 각 나라들은 앞다투어 제나라에 사신을 보내어 비위를 맞추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