麥 : 보리 맥, 舟 : 배 주
풀이
보리 배라는 뜻으로, 초상을 당한 사람한테 물품으로 도와 주는 것을 말한다.
유래
북송(北宋) 때 범중엄(范仲淹)이란 사람이 있었다. 두 살 때 아버지가 죽고 어머니는 개가한 불우한 가정 환경에서 자라났지만, 성품이 올곧고 성실하며 인정이 많았다. 어려서부터 글 읽기를 좋아해 공부를 열심히 한 때문에 입신출세하여 벼슬이 재상에 이르렀는데, 자식한테는 엄격하면서도 인자한 아버지요, 백성들한테는 공평무사하고 인정 많은 관리였다.
그런 그에게 요부(堯夫)라는 아들이 있었는데, 그는 아들을 고향인 고소(姑蘇)에 남겨 농사를 짓게 했다. 그리고는 어느 해 아들더러 보리 5백 섬을 가져오라고 했다. 요부는 아버지의 분부를 받들어 보리 5백 섬을 배에 싣고 출발했다. 그리하여 양자강 뱃길을 따라 항행하던 도중에 단양(丹陽)에 이르러 기착했을 때 친구인 석만경(石曼卿)을 만났다. 오랜만에 만났으므로 무척 반가웠지만, 석만경의 표정은 왠지 어두웠다.
“자네 기색이 왜 그런가? 무슨 일이라도 있나?”
이상한 생각이 든 요부가 묻자, 석만경이 털어놓았다.
“사실은 부모님과 아내가 병사하여 당장 장례를 치러야 하는데 그럴 형편이 못 돼서……. 손을 내밀만한 사람도 없고 말일세.”
그 말을 들은 요부는 ‘보리와 함께 배’까지 주어 버렸다. 그런 다음 곧장 아버지를 찾아가니, 범중엄이 의아해서 물었다.
“보리는 어쩌고 빈손으로 왔느냐?”
“도중에 단양에서 친구 만경이를 만났더니, 양친과 아내를 잃었으면서도 가난해서 장례를 못 치르고 있기에 딱해서 주어 버렸습니다.”
범중엄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말했다.
“그랬느냐? 잘했다.”
실로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