麥 : 보리 맥, 丘 : 언덕 구, 邑 : 고을 읍, 人 : 사람 인
풀이
맥구읍의 사람이란 뜻으로, 현명한 노인을 의미한다.
유래
제(齊)나라 환공(桓公)이 어느 날 ‘맥구(麥丘)’라고 하는 산동 지방의 한 시골로 사냥을 나갔다가 우연히 한 노인을 만났다. 노인의 풍모가 참으로 그럴 듯하고 지혜로워 보였으므로, 환공은 수레를 멈추고 대화를 하게 되었다.
“노인장은 고향이 어디요?”
“예, 이곳 맥구읍입니다.”
“연세는 얼마나 되시오?”
“올해 여든 세 살이올시다.”
“수복(壽福)을 타고난 노인이시군. 그대의 장수(長壽)로써 과인을 축원해 주면 고맙겠구려.”
“임금님을 축원합니다. 임금께서는 오래오래 장수하소서. 돈과 옥을 천한 것으로 보시고, 사람을 귀하게 여기소서.”
“참 좋은 말씀을 하시는군요. 한 말씀 더 해 주시지요.”
“임금님을 축원합니다. 임금께서 배움을 부끄러워하지 않으시고, 아랫사람에게 묻는 것을 싫어하지 않으시게 하소서. 간언하는 자를 항상 곁에 있게 하는 현명한 분이 되게 하소서.”
“옳은 말씀이오. 덕스러운 자는 외롭지 않은 법이지요. 한 말씀만 더 해 주시구려.”
“임금님을 축원합니다. 임금께서는 신하들과 백성들에게 죄를 짓지 않는 분이 되게 하소서.”
지금까지는 흐뭇하던 환공은 이 말에 기분이 상해 안색을 바꾸었다.
“과인은 자식이 아비한테 죄짓고 신하가 군주한테 죄짓는다는 말은 들었어도, 군주가 아랫사람한테 죄짓는다는 얘긴 금시초문이오.”
그러자, 노인도 정색을 하고 말했다.
“임금께서는 무슨 말씀을 그렇게 하십니까. 바른 자식이 아비한테 죄를 짓는다면, 그것은 대개 삼촌이나 숙모 때문이니 오해를 풀어 아비가 용서해 줄 수 있고, 바른 신하가 군주한테 죄를 짓는다면, 그것은 주위의 그릇된 신하들 때문이므로 군주는 역시 용서해 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옛날 걸(傑)임금이 탕왕(湯王)에게 망하고 주(紂)임금이 무왕(武王)에게 주살당한 것은 임금이 신하에게 죄지은 셈이지만 용서를 받지 못했고, 오늘날까지 사면되지도 않았습니다. 이런 경우를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그 말을 듣고서야 환공은 깊이 깨닫는 바가 있었다. 환공은 최대한 공경의 태도로 노인에게 예를 표한 다음, 그를 맥구의 장(長)에 임명하여 다스리도록 하고 귀로에 올랐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