杜 : 막을 두, 漸 : 차차 점, 防 : 막을 방, 萌 : 싹 맹
풀이
점은 사물의 시작이고 맹은 싹이므로, 결과가 좋지 않을 것 같아 보이면 사물의 첫 단계에서 아예 제거하는 것이 상책이라는 말이다.
유래
후한의 화제(和帝) 때 일이다. 조정의 높은 자리는 두태후(竇太后)의 친정 식구들이 몽땅 차지하고 정치를 독점해버린 바람에 다른 대신들은 모두 꼭두각시요, 꿀 먹은 벙어리에 불과했다. 누군들 그 폐해를 모를 리가 없지만, 혀를 잘못 놀리다가는 언제 어떻게 목이 달아날지 모르므로 다들 입을 봉하고 있었다.
‘이런 망할 놈의 세상이 있담!’
조정의 돌아가는 형편을 보다 못해 분연히 떨치고 일어선 사람이 있었다. 임금에게 직언하는 대관(臺官)인 정홍(丁鴻)이 바로 그 사람으로서, 유창하고 논리정연한 언변으로 잘 알려진 인물이었다. 정홍은 황실 외척들이 국정을 농단하는 사태를 더 이상 방치하다가는 나라가 위태로울 것으로 보고, 목숨을 던져서라도 시정해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래서 기회를 잡아 주위를 물리친 뒤 황제와 독대하여 단도직입적으로 진언했다.
“폐하, 그릇된 사물도 처음에 즉각 손을 써서 바로잡으면 용이하게 풀리지만, 뒤로 미루다 보면 점점 손댈 수 없게 되어 마침내 수습 불능의 지경에 이르고 맙니다. 황공하옵게도 지금의 조정이 바로 그런 형편이어서, 폐하의 외척들인 두씨 일족이 국정을 농단하고 갖은 비리를 다 저지르고 있습니다. 이제 폐하께서 과감히 ‘두점방맹’하셔서 이를 시정하지 않으시면 장차 큰 후회를 하시게 될 것입니다. 통촉하소서!”
화제가 듣고 보니 정신이 번쩍 드는 소리였다.
“잘 알겠소. 짐이 어떻게 하면 되겠소.”
“두씨 일족을 삭탈관직하여 조정에서 내치시고, 태후마마의 국정 간섭을 막아 폐하께서 친정(親政)을 시작하십시오. 그와 동시에 어질고 유능한 선비들을 발탁하여 각각 빈 자리를 메우고 폐하를 보필하게 하시면 황실은 반석처럼 굳건해지고 천하는 안정될 것입니다.”
“옳은 말이오. 내 일찍이 이처럼 속 시원한 말을 들어본 적이 없소.”
화제는 몹시 기뻐했다. 그런 다음 정홍의 의견대로 즉시 개혁 조치를 시행해 조야를 놀라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