豚 : 돼지 돈, 蹄 : 발굽 제, 一 : 한 일, 酒 : 술 주
풀이
돼지 발굽에다 술 한 잔이라는 뜻이니, 작은 것으로 너무 큰 것을 얻으려고 할 때 빗대어 쓰는 말이다.
유래
전국 시대 제(齊)나라 위왕(威王) 8년에 초(楚)나라가 갑자기 대군을 휘몰아 쳐들어왔다. 당황한 위왕은 이웃 조(趙)나라에 구원병을 청하기로 하고, 그 임무를 순우곤(淳于髡)에게 맡겨 서둘러 떠나도록 했다. 그와 아울러 조나라 왕에게 보낼 예물을 준비했는데, 황금 100근과 수레 10대에 가득 실은 각종 진귀한 물품들이었다. 그런데, 출발에 앞서 물품을 살펴본 순우곤이 한심한 듯이 껄껄 웃었다.
“왜 웃는가?”
위왕이 의아해서 묻자, 순우곤은 웃음을 거두고 목소리를 가다듬어 말했다.
“송구합니다. 별다른 일이 아닙니다.”
“경이 크게 웃는 데에는 그만한 까닭이 있을 게 아닌가?”
위왕이 정색하며 묻자, 그제서야 순우곤이 속을 털어놓았다.
“그렇게 하문하시니 그럼 말씀 올립지요. 실은 어제 신이 길을 가다가 풍작을 기원하는 제사를 지내는 사람을 보았답니다. 그 사람은 ‘돼지 족 하나와 술 한 잔’을 달랑 들고는 가을에 수확한 곡식이 자기 집 곳간을 채우고 넘치기를 기원하고 있었습니다. 손에 든 것은 그렇게 작으면서 원하는 것은 어마어마한 것을 보고 한심한 생각이 지금 문득 들어 저도 모르게 웃은 것입니다. 용서해 주십시오.”
말투는 공손했으나, 초나라 대군이 들이닥치면 대궐은 쑥대밭이 되고 다 빼앗길 텐데 한 나라를 움직이려고 하면서 재물은 아껴서 어쩌자는 것이냐고 하는 책망이 담겨 있는 말이었다. 위왕이 그것을 못 헤아릴 리가 없었다. 부끄러움을 느끼고 당장 예물을 열 배로 늘려 주었다. 순우곤이 그것을 가지고 조나라에 찾아가서 사정하자, 조나라 왕은 당장 정병 10만 명과 전차 1,000대를 동원해 주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초나라 왕은 간담이 서늘해져 당장 군대를 철수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