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 홀로 독, 眼 : 눈 안, 龍 : 용 룡
풀이
애꾸눈 용이란 뜻으로, 눈이 하나뿐인 장애를 딛고 용맹을 떨쳤거나 공을 세운 사람을 일컫는다.
유래
당나라 희종(僖宗) 때 천재지변으로 농사가 황폐해지자, 산동 출신의 야심가 황소(黃巢)가 굶주린 백성들을 선동하여 반란을 일으켰다. 황소는 곳곳에서 관군을 깨뜨리고 세력을 점차 불려 나가, 5년 뒤에는 마침내 도성인 장안에 입성하여 스스로 제제(齊帝)라 일컫고 국호를 대제국(大齊國)이라고 바꾸었다.
난을 피해 성도로 몽진한 희종은 맹장 이극용(李克用)에게 황소의 난을 진압하라고 명했다. 이극용은 돌궐족(突厥族) 출신에다 애꾸눈이라는 약점을 딛고 출중한 능력을 발휘하여 당대 최고의 장수라는 칭송을 듣는 인물이었다. 황명에 감읍한 그는 휘하의 4만 병력을 이끌고 출진했는데, 이때 그의 부하들은 모두 검은 옷을 입고 무서운 기세로 적에게 달려들었기 때문에 반란군은 ‘갈가마귀 군사[鴉軍(아군)]’가 왔다고 벌벌 떨었으며, 사람들은 그를 ‘이아아(李鴉兒)’ 또는 ‘독안룡’이라고 불렀다.
불우한 황제 희종은 좋은 세상을 끝내 못 본 채 888년 봄에 죽었고, 뒤를 이어 소종(昭宗)이 등극했다. 그리고 그 이듬해에야 황소의 난은 완전히 진압되어 세상에는 평화가 돌아왔다. 이극용은 반란을 평정한 공으로 농서군왕(隴西郡王)에 책봉되었다. 이때가 그의 인생 절정기였으나, 같은 무렵에 동평군왕(東平郡王)에 책봉된 주전충(朱全忠)과 권력을 다투면서 급작스럽게 불운에 접어들게 되었다. 주전충은 원래 황소에게 붙었다가 태도를 바꾸어 관군을 이끌고 반란군 진압에 뛰어들어 공을 세운 인물이었다.
주전충과의 경쟁에서 밀려난 이극용은 실의에 찬 나날을 보내다가 죽었고, 라이벌 제거에 성공한 주전충은 승승장구하여 실권을 장악한 뒤 급기야 애종을 폐하고 스스로 보위에 올라 후량(後梁)을 세워 당나라의 명맥을 끊어 버렸다. 그러나, 그로부터 16년 후 이극용의 아들 이존욱(李存勗)이 후량을 멸망시키고 후당(後唐)을 세워 초대 황제인 장종(莊宗)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