度 : 법도 도, 外 : 바깥 외, 視 : 볼 시
풀이
안중에 두지 않고 무시하거나 불문에 붙인다는 뜻이다.
유래
전한(前漢) 말기에 천하가 어지러워진 틈을 타서 황제를 시해하고 나라를 빼앗아 신(新)나라를 세운 왕망은 비현실적일 뿐 아니라 백성들의 정서에 위배되는 엉터리 정책을 고집하다가 끝내 절호의 기회를 놓치고 신세를 망치고 말았다.
그 왕망을 토멸한 사람이 한나라 황실 종친인 유수(劉秀)인데, 같은 종친인 유현(劉玄)을 황제로 옹립하고 자신은 대사마(大司馬)에 올라 동마(銅馬), 적미(赤眉) 등 다른 반란 세력을 토벌하면서 국가 재건에 진력했다. 그렇지만 이미 쇠퇴할 대로 쇠퇴한 한나라의 국운이 그런다고 쉽게 회복될 리가 없으므로, 부하들은 그를 새 황제로 옹립하여 새로운 나라를 건설하기로 했다. 그것이 후한(後漢)이며, 보위에 오른 유수는 광무제로 불리게 되었다.
광무제는 천하통일을 이룩하기 위한 전쟁을 계속하여 이윽고 중원을 모두 평정했는데, 문제는 서쪽 변방이었다. 농서 지방에 웅거한 외효와 성도에 근거지를 둔 공손술 두 실력자는 여전히 항복하지 않고 그 땅의 주인 노릇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저들이 중원에서 떨어진 지리적 이점만 믿고 여전히 반기를 들고 있으니 용서할 수 없습니다. 당장 토벌군을 파견해야 합니다.”
대신들은 이구동성으로 이렇게 건의했다. 그러나, 광무제의 생각은 달랐다. 무엇보다도 오랫동안 각지를 전전하며 전투에 영일이 없었던 장수들과 병사들의 수고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경들의 뜻은 잘 알겠으나, 이미 중원을 평정한 이상 그들은 ‘안중에 두지 않아’도 괜찮을 듯싶소.”
이렇게 완곡한 뜻을 밝힌 광무제는 피로한 장수들과 병사들에게 상을 내리고 고향에 돌아가 쉬도록 해 주었다. 그 후 외효가 죽자 그의 아들이 자진해서 항복해 왔으므로, 광무제는 그 여세를 몰아 성도로 쳐들어가 공손술도 토멸해버렸다. 그리하여 천하는 비로소 전쟁의 티끌이 가라앉아 조용해졌고, 후한은 새로운 부흥의 시대로 접어들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