老 : 늙을 노, 益 : 더할 익, 壯 : 왕성할 장
풀이
늙어서 더욱 왕성하다는 뜻으로, 늙었어도 더욱 기운이 세어 젊은이 못지 않다는 말이다.
유래
전한(前漢) 말기 부풍군(扶風郡)에 마원(馬援)이란 인물이 있었다. 후견인인 형의 걱정에도 불구하고 글공부를 마다한 채 가축을 키우는 일에 몰두하였지만, 가슴 속에는 큰 꿈을 품고 있었다. 그 큰 꿈이란 북쪽 초원 지대로 가서 목축업을 대규모로 해 보는 것이었다. 실제로 그는 북행 준비를 차근차근 진행했는데, 갑자기 형이 죽는 바람에 포기하지 않을 수 없었다. 과부가 된 형수와 조카들을 부양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는 군의 관리로 들어가 각 현을 감찰하는 독우(督郵)가 되었는데, 운명은 그가 한낱 지방 관리에 안주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았다. 어느 날 죄수를 호송하는 임무를 수행하다가, 그 죄수의 신세 한탄을 듣고는 동정심이 발동하여 풀어 주고 말았다. 대신에 자신이 옥에 들어가야 할 처지가 되었으므로, 그는 그 길로 북쪽 변방으로 달아나 버렸다.
이름도 바꾸고 숨어 지내는 동안 천하 정세가 어지러워지는 바람에 그는 마음놓고 본래의 꿈인 목축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수 있었다. 소, 말, 양을 수만 마리씩 기르고 한편으로 계획 영농으로 곡식 수십만 석을 수확하게 됨으로써 마침내 큰 재산가가 되었다.
“부자가 베풀 줄을 모르면 한낱 수전노지 뭔가.”
그는 항상 이렇게 말하며 주위의 친구들이나 가난한 사람들에게 아낌없이 나누어 주었고, 자연히 그의 명성이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벽지인 농서(隴西) 지방에 외효(隗囂)라는 야심만만한 실력자가 있었는데, 그가 마원의 인물됨을 탐내어 찾아왔다.
“아시다시피 천하에는 지금 뚜렷한 주인이 없어 혼란이 극에 달했소이다. 나와 손잡고 한번 큰 뜻을 펴 보는 것이 어떻겠소?”
마원 역시 세상을 보는 눈과 그 우려가 같았으므로 외효의 제의를 받아들여 그의 참모가 되었다. 몹시 기뻐한 외효는 마원에게 큰 임무를 부여했다.
“듣자니 촉(蜀) 땅의 공손술(公孫述)이란 자가 큰 세력을 확보해 성도(成都)에서 황제라 자칭하는 모양이니, 수고스럽지만 가서 형편을 알아보는 한편, 합작 가능성을 타진해 보도록 하시오.”
마원은 공손술을 찾아가 만났는데, 떠벌림이 심하고 마음보가 음흉하다는 것을 알고는 내심 실망하고 말았다. 그래서 의례적인 만남으로 끝내고 돌아와 외효에게 말했다.
“우리가 그 사람을 과대평가했습니다. 그는 머잖아 자멸의 길을 걷게 될 것입니다.”
과연 마원의 예상대로 되었으므로, 외효는 더욱 그를 신임하고 아끼게 되었다. 마침내 천하의 어지러움이 대강 정돈되고 광무제(光武帝)가 후한(後漢)을 세웠을 때, 마원은 황제를 알현할 기회가 생겼다. 마원의 명성을 일찍부터 듣고 있던 광무제는 성심성의로 환대하고, 사심없이 각 부서를 보여 주면서 조언을 구했다. 그러면서 정중하게 손을 내밀었다.
고민하던 마원은 ‘새도 기왕이면 큰 나무의 가지에 앉아야……’ 하는 심정으로 주인을 바꾸기로 결심했다. 몹시 기뻐한 광무제는 복파장군(僕波將軍)의 첩지를 주며 남쪽 야만족을 평정하라는 임무를 부여했고, 그는 그 임무를 훌륭히 수행함으로써 명성과 함께 확고한 지위를 굳혔다. 나중에 동정호(洞廷湖) 부근에서 대규모 반란이 일어나 관군이 대패하자, 마원은 자원하여 토벌군 선두에 나섰다.
“장군은 이제 나이도 있으니 다른 장수를 보냄이 어떨꼬?”
광무제가 짐짓 난색을 보이자, 마원은 큰 소리로 말했다.
“신의 나이가 비록 예순 둘이지만, 두꺼운 갑옷을 명주처럼 걸치고 젊은이보다 말을 잘 타는데 그 무슨 말씀입니까?”
그리고는 날렵하게 말에 뛰어올라 종횡무진으로 기량을 뽐내 보였다. 그 광경을 보고 광무제는 웃으며 말했다.
“저 ‘노인은 늙을수록 더욱 강건해지는군’ 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