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 : 남녘 남, 轅 : 끌채 원, 北 : 북녘 북, 轍 : 바퀴자국 철
풀이
수레의 끌채는 남쪽으로 향하고 있는데 바퀴는 북쪽으로 굴러간다는 의미로, 마음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음을 비유한다.
유래
전국 시대 위(衛)나라가 조나라를 치기 위해 준비를 서두르고 있었는데, 위나라 대신 계량(季粱)은 외지에 나가 있다가 이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다. 그가 생각하기에 이번 전쟁은 무리였기 때문이다. 급히 도성으로 달려온 계량은 왕을 배알하여 말했다.
“전하, 정녕 조나라를 치실 작정입니까?”
“그럴 것이오.”
“결행하시기 전에 신의 한마디에 귀를 잠시 기울여 주시면 좋겠습니다.”
“어디 말해 보오.”
“신이 이번에 길에서 한 사람을 만났는데, 그는 마차를 타고 북쪽으로 가고 있었습니다. 어디로 가느냐고 물었더니, ‘남쪽의 초나라로 가오.’ 하지 않겠습니까. 신은 어처구니가 없어, ‘아니, 이보시오. 지금 가고 있는 방향이 북쪽이지 어디가 남쪽이란 말이오.’ 하고 주의를 환기시켰지요. 그랬더니 그 사람은 픽 웃으며, ‘그게 뭐가 대숩니까. 어느 쪽으로 가든 길이야 결국에는 초나라로 통해 있을 테니까요. 제 말은 준마라서 아주 잘 달리고, 마부는 말몰이 솜씨가 뛰어나며, 또한 나는 노자를 두둑이 가지고 있답니다.’ 하는 겁니다. 전하께서도 생각해 보십시오. 그 사람이 그래 가지고 과연 초나라에 도달할 수 있겠습니까?”
왕은 계량이 무슨 말을 하려는 것인지 짐작하고 얼굴이 굳어졌다. 계량은 그런 왕의 기색을 흘깃 살피고 본론으로 들어갔다.
“전하, 전하께서는 천하의 패자(覇者)가 되겠다는 포부를 항상 말씀하셨고, 그 또한 충분히 가능하다고 신은 생각합니다. 그런데 지금 상황에서 조나라를 치려고 서두르심은 패자의 길에서 스스로 멀어지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황공합니다만, 이번에 신이 길에서 만난, 초나라로 간다고 하면서 북쪽으로 달려가는 사람의 태도와 무엇이 다르겠습니까.”
왕은 그 말을 듣고 전쟁 도발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