橘 : 귤 귤, 化 : 될 화, 爲 : 할 위, 枳 : 탱자 지
풀이
귤이 변해 탱자가 되었다는 뜻으로, 사람의 성질도 환경에 따라 변할 수 있다는 의미다.
유래
안자(晏子)는 본명이 안영(晏嬰)이며 춘추 시대 제(齊)나라의 명재상으로 이름을 떨친 인물인데, 그가 외교적 목적을 띠고 멀리 초(楚)나라에 찾아갔을 때 이야기다. 안자가 온다는 소식을 미리 전해 들은 초나라 임금은 신하들을 둘러보고 말했다.
“그 사람은 뛰어난 달변가라고 알려져 있는데, 과인은 그가 얼굴이 붉어지도록 모욕을 안겨 주고 싶소. 좋은 방법이 없는지 생각들 해 보오.”
그러자 한 사람이 말했다.
“안자가 도착했을 때 한 사람을 결박하여 전하 앞으로 끌어내기만 하면 가능합니다.”
“결박해 끌어낸다? 대체 누구를 말이오?”
“제나라 사람으로 죄인이면 됩니다.”
“어떤 죄목이면 괜찮겠소?”
“도적질이면 됩니다.”
초나라 임금은 그렇게 하도록 허락했다. 얼마 후 안자가 도착했으므로, 왕은 안자를 위해 성대한 주연을 열었다. 그리하여 술자리가 한창 무르익었을 때, 두 명의 관리가 한 사람을 포박하여 왕 앞으로 데려왔다. 왕이 짐짓 시치미를 떼고 물었다.
“웬 사람인가?”
“제나라 사람인데 남의 물건을 훔치다가 붙잡혔습니다.”
“제나라 사람들은 도적질을 잘하는 모양이군?”
왕은 안자에게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그러자 안자는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고 대답했다.
“‘같은 귤나무라도 회남에다 심으면 귤이 열리지만, 회북에다 심으면 탱자가 열린다.’고 들었습니다. 귤과 탱자는 잎 모양은 서로 비슷해도 과실 맛은 판이합니다. 그 까닭은 무엇이겠습니까? 물과 땅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제나라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어른이 된 백성은 도적질을 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제나라 백성으로서 초나라에 들어온 사람은 이처럼 도적질을 합니다. 아마도 이것은 초나라의 물과 땅이 백성들로 하여금 도적질을 잘 하도록 만들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제나라 출신 죄수를 보여 줌으로써 안자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려던 계획이 수포로 돌아가자, 왕은 파안대소하며 사과하고 말았다.
“선비는 허튼소리를 하지 않는다고 하던데, 오늘 과인이 선생을 붙들고 실없는 소리를 했나 보오. 별달리 생각하진 마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