犬 : 개 견, 牙 : 엄니 아, 相 : 서로 상, 制 : 금할 제
풀이
개의 어금니처럼 나오고 들어간 모양으로 서로를 견제함을 말한다.
유래
한나라 고조는 건국 공신들을 각 지방의 왕으로 봉하고 영토를 나누어 주었는데, 그것이 화근이었다. 이 제후들이 서로 세력을 다투거나 공공연히 황실에 반기를 들곤 했기 때문이다.
“내 생각이 짧았구나!”
자기 실책을 깨달은 고조는 이들을 하나씩 쳐서 멸한 다음, 이번에는 자기 친족들을 그 자리에 앉혔다. 이것은 친족의 혈연으로 황실의 안녕과 융성을 꾀한다는 생각이었다. 새로운 제후들 역시 세월이 지남에 따라 전임자들과 똑같은 양상을 보여, 황실을 위하기보다는 세력 경쟁에만 몰두했다.
특히 경제(景帝) 3년에는 오왕(吳王)을 우두머리로 한 ‘오초(吳楚) 7국의 난’이 일어나 온 나라가 시끄러웠다. 놀란 조정에서는 태위(太尉) 주아부(周亞夫)를 대장으로 하여 대규모 진압군을 파견했다. 그리하여 겨우 난을 평정하긴 했으나, 그것으로 문제가 완전히 가라앉은 것은 아니었다. 반란군은 여전히 상당한 잔존 세력으로 남아 있었고, 다른 제후들의 태도 또한 유동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제후들의 영지를 축소하는 정책을 펴려고 했지만, 이 역시 안팎의 반대에 부딪혀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말았다.
다음 황제인 무제(武帝)는 좀 더 강압적인 방법으로 나갔다. 제후들의 죄상을 낱낱이 조사하여 그 결과에 따라 조치를 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렇게 되자 제후들은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리는 황실과 골육 같은 관계로 고조께서 ‘개의 어금니처럼 교착’시켜 우리를 제후로 봉한 것은 서로 도와 황실을 지키도록 하심이었는데, 이제 와서 뚜렷한 이유도 없이 죄를 묻겠다는 것인가?”
이렇게 불만을 토로하던 제후들은 가만히 있으면 반역죄로 몰릴 것 같아 정면 돌파로 모면할 생각을 했다. 특히 강경파로 지목되어 처지가 곤란하게 된 사람인 『삼국지』에 나오는 현덕(玄德) 유비(劉備)의 직계 조상인 중산정왕(中山靖王) 유승(劉勝)은 대왕(代王) 유등(劉登)과 함께 도성인 장안(長安)에 올라와 황제를 뵙고 눈물로 호소했다.
“폐하, 골육의 정을 가르려고 하는 참언을 귀담아 듣지 마십시오. 저희가 황실의 은혜를 입음이 태산 같은데, 어찌 딴 마음을 품겠습니까?”
무제가 가만히 생각해 보니 뚜렷한 죄상도 없을 뿐만 아니라, 그들을 처벌하는 것은 또 다른 부작용을 불러일으킬 불씨가 될 수 있었다. 그래서 좋은 말로 위로하고, 추은령(推恩令)이란 것을 발표했다. 이것은 제후들의 영토를 잘게 쪼개어 그 자제들한테 나누어 주도록 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