强 : 강할 강, 弩 : 쇠노 노, 之 : 어조사 지, 末 : 끝 말
풀이
강한 화살도 먼 데까지 날아가 힘이 다하면 비단 구멍조차 뚫지 못한다. 다시 말해서 영웅도 세력이 없어지면 아무 일도 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유래
한(漢)나라 고조(高祖) 때 북쪽의 흉노족이 변방을 침범하여 골치를 썩었다. 고조는 중원의 통일을 이루기는 했을망정 아직 나라의 기틀이 굳건히 다져지지 않은 때라서 오랑캐의 버릇을 고쳐 천하에 으름장을 놓겠다는 생각으로 직접 대군을 이끌고 치러 나갔다. 그러나, 흉노는 기병(騎兵)으로 구성된 사납고 강한 군사여서, 오히려 포위당해 위급한 지경에 빠지고 말았다. 책사 진평(陳平)이 흉노의 왕비에게 값비싼 선물을 주고 회유하는 데 성공함으로써, 고조는 간신히 포위망을 뚫고 도망쳐 올 수 있었다.
“섣불리 건드릴 족속들이 아니로구나.”
고조는 힘으로써 흉노를 다스리려는 생각 대신에 달래고 얼러서 사이좋게 지내기로 정책을 바꾸었다. 그래서 왕족 처녀를 흉노왕에게 첩으로 주고, 거기에다 막대한 예물까지 안기면서까지 비위를 맞추었다. 그 덕분에 한동안은 평화로웠으나, 그 평화는 오래 지속되지 않았다. 흉노족이 다시 이따금 몰려와서 국경을 시끄럽게 했기 때문이다.
무제(武帝) 때가 되자, 한나라는 전과는 비교할 수 없게 국력이 충실해졌다. 무제는 이 힘을 바탕으로 선수를 쳐서 골칫거리 흉노족을 쳐부수기로 결심하고 어전 회의를 열었다. 그러나 어사대부(御使大夫) 한안국(韓安國)이 반대했다.
“폐하, ‘센 화살도 멀리 날아가면 힘이 약해져 노나라 얇은 비단일지라도 뚫기 어렵습니다[强弩之末力不能入魯縞(강노지말력불능입노호)]’. 우리 군사들이 비록 강하다 하나, 멀리 원정을 나간다면 그 결과를 어찌 장담하겠습니까. 좀 더 훗날을 기약하는 것이 좋을 줄로 압니다.”
그러자, 주전파 대신 왕회(王恢)가 나서서 말했다.
“아닙니다. 지형지물을 이용해 복병(伏兵)을 쓴다면 단숨에 흉노를 깨뜨리고 그 왕을 사로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기회는 지금입니다.”
무제는 왕회의 주장을 좇아 30만 대군을 일으켰다. 한나라 군사는 복병과 거짓 투항으로 흉노의 10만 군사를 유인했으나, 흉노왕은 눈치채고 일찌감치 퇴각해버렸다. 그러나 헛물을 켜고 만 무제는 위청(衛靑)과 곽거병(藿去庰) 두 장수에게 군사를 주어 추격하게 했다. 두 사람은 군사를 독려하여 질풍같이 공격해 큰 피해를 입혔고, 그 후 북방의 근심을 덜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