刻 : 새길 각, 舟 : 배 주, 求 : 구할 구, 劍 : 칼 검
풀이
배에 흠집을 내어 칼을 찾는다는 뜻이다. 즉, 엉뚱하고 미련해서 현실에 어둡다는 말이다.
유래
춘추 시대(春秋時代) 초(楚)나라 때 한 무사가 양자강을 건너기 위해 나룻배를 탔다. 배 안에는 여러 사람이 타고 있었는데, 강폭이 워낙 넓어 시간이 많이 걸렸으므로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자연히 이야기꽃을 피우게 되었다. 무사는 원래 말하기를 좋아하는 성격이어서, 자기 무용담을 풀어 내느라 신바람이 났다. 다른 사람들이 눈살을 찌푸리는 줄도 모르고 제 자랑에 취해 한참 떠들어대던 무사는 큰 실수를 하고 말았다. 손짓을 너무 크게 하는 바람에, 들고 있던 보검이 각도가 기울어진 칼집에서 쑥 빠져나와 강물에 떨어진 것이다.
“이크, 이런!”
무사는 당황하여 손을 뻗었으나, 칼은 금방 가라앉아 버렸다. 사공은 아랑곳하지 않고 노를 저었고, 싯누런 강물은 유유히 흘렀다. 그러니 무사로서는 속수무책일 수밖에. 다른 사람들은 안타까워하는 척 했지만, 속으로는 고소하다고 생각했다. 무사는 얼른 허리춤의 단검을 뽑아, 자기가 앉은 쪽 뱃전에다 흠집을 냈다. 사람들이 의아하여 그 까닭을 묻자, 무사의 대답이 걸작이었다.
“내 보검이 여기서 떨어졌기에 표시를 해 둔 것이외다.”
“표시라니오?”
“나중에 찾으려고요.”
사람들은 그 엉뚱한 대답에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이윽고 나룻배가 건너편 강기슭에 도착하자, 무사는 바짓가랑이를 걷어올리고 물에 들어가 흠집이 있는 뱃전 옆에서 엎드려 칼을 찾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칼을 떨어뜨린 장소에서 멀리 와도 한참이나 와 버렸으니 칼이 있을 리가 있나. 그런데도 무사는 그것을 깨닫지 못하고 칼을 찾느라 여념이 없었다.
“하하, ‘각주구검’하는 저런 멍청하고 어리석은 자가 다 있담.”
사람들은 손가락질하며 비웃었지만, 무사는 아랑곳하지 않고 언제까지나 물 속을 휘젓고 있었다.